메간헤스(Megan Hess)의 ‘아이코닉(ICONIC)전’이 서울에서 열립니다. 서울숲 갤러리아 포레 ‘더 서울라이티움’에서 10월18일에 문을 열어 12월30일에 한 해와 함께 문을 닫습니다.
호주 태생의 메간헤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일러스트 작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의 이름은 몰라도 ‘섹스 앤 더 시티’의 삽화라면 “아! 그거” 하실 분이 많으시겠지요. ‘섹스 앤 더 시티’의 작가 부쉬넬의 모든 책에 등장하는, 보자마자 0.001초 만에 독자의 눈을 훅 빨아들여버리는 황홀한 삽화들이 바로 메간헤스의 손끝에서 나온 작품들이었습니다.
메간헤스는 세계의 럭셔리 브랜드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는 일러스트 작가입니다. 이미 함께한 클라이언트들의 리스트는 나열하기 힘들 정도죠. 샤넬, 디올, 루이비통, 펜디, 프라다, 베르사체, 몽블랑….
패션 브랜드뿐일까요. 아닙니다. 디즈니, 벤츠, 미셸 오바마 , 타임지 등 기업, 출판사, 셀러브리티들과도 함께 작업을 해왔습니다. 메간헤스의 작품들을 단순히 패션의 범주 안에만 가둬놓을 수는 없습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당당하고, 용기로 가득 차 있고, 자신감이 넘칩니다. 메간헤스의 작품을 본다는 것은 럭셔리 브랜드의 패션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자기애를 발견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메간헤스는 세계 난소암캠페인을 위해 자신의 작품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이번 ‘아이코닉전’은 500평 규모, 총 9개존으로 꾸며진 공간에서 메간헤스의 작품 300점 이상을 볼 수 있습니다. 9개의 존은 ‘라운지존’, ‘메간헤스존’, ‘섹스앤더시티존’, ‘럭셔리브랜드존’, ‘더 드레스존’, ‘뉴욕존’, ‘파리존’, ‘패션하우스존’, ‘클라리스존’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메간헤스의 작품과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All of Megan Hess’의 세계입니다.
‘메간헤스존’은 메간헤스의 작업실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았고, ‘더 드레스존’에서는 시대의 아이콘들인 배우, 가수, 유명인과 오트쿠튀르 디자이너의 의상을 작가의 방식으로 그린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메간헤스가 “이 그림들은 너무나 터무니없어서, 너무 충격적이어서, 너무나 아름다워서 내 숨을 멎게 했던 모든 드레스들에 대한 찬사”라고 말했다죠. 20m 런웨이 등 실제 패션쇼장도 재현해 놓았습니다.
끝으로 이번 전시를 위한 ‘알쓸전잡(알아두면 쓸데 있는 전시 잡학)’ 두 가지. 메간헤스의 블록버스터 전시는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규모와 기획의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란 얘기. 와우!
또 하나. 500평 규모, 총 9개의 존으로 구성된 이 아름다운 전시공간은 베이비복스 출신의 가수 겸 배우 심은진씨의 솜씨라고 합니다. 심은진씨가 공간디자인을 맡아 5개월간 준비한 결과입니다.
심은진씨는 개막을 앞두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이즈도, 모양도 다 다른, 보이는 것만 30개인 기둥이 서 있던 텅 빈 공간에서 시작해 각각의 메간헤스 그림들에 느낌을 받아 존(zone)들을 구성하고, 아무도 없이 총 감독님과 의논하며 시작했던 결과물이 내일이면 무사히 다 나온다는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고등학교 때 미술을 전공한 심은진씨는 자신의 글과 사진, 그림으로 전시회를 열고, 이를 담은 책 ‘헬로, 스트레인저’를 출간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실내건축산업기사 자격증을 획득해 화제가 됐죠. 이번에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블록버스터 전시 공간을 꾸미는 데 참여해 또 다른 재능과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전시의 총감독을 맡은 최요한 감독은 “이번 전시의 메시지는 용기, 자신감, 사랑이다. 메간헤스의 작품을 통해 언제나 당당한 나를 꿈꾸는 우리들의 바람, 그리고 성취를 위한 전시”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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