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난도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해마다 ‘트렌드 코리아’(미래의창)를 내고 다음 해의 소비 트렌드를 예측합니다. 내년 소비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카멜레존’을 꼽았군요. “특정 공간이 협업, 체험, 재생, 개방, 공유 등을 통해 원래의 기능을 넘어 새로운 정체성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트렌드”라고 합니다.
실제 전통적인 리테일(소매) 공간과 문화 공간이 결합(컬래버레이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9’는 특히 책의 약진이 눈에 띈다면서 몰, 호텔, 기업 사옥 등이 책장을 들이고 서점이나 도서관으로 꾸며 공간의 격조를 높이는 현상을 소개했습니다. 종이책 독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개중에는 건물 몇 층 높이를 터서 엄청나게 큰 책장을 들여놓은 곳들도 있지요. 책장은 방문자에게 이렇게 웅변하는 것 같습니다. ‘봐, 네가 모르는 지식과 정보가 이렇게나 많단다.’
한데 궁금한 게 있더라고요.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책장 위쪽에 꽂힌 책들을 손님이 꺼내서 읽을 수 있나요? 타고 올라가서 책을 꺼낼 수 있는 사다리는 못 봤습니다만…. 혹시 위쪽에 꽂힌 사전이나 영인본 같은 책들의 책갑(冊匣) 안이 비어 있는 건 아니겠지요?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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