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계가 극심한 내홍에 휩싸이자 홍석현 한국기원 총재가 2일 사퇴했다. 홍 총재는 이날 사임의 글에서 “바둑은 역사가 긴 만큼 의견이 다양한 곳이라 이를 수렴해 원만히 끌고 나갈 분이 필요하다”며 “지도부 인선과 향후 바둑 정책 수립에 프로기사와 바둑인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송필호 송광수 부총재도 물러났다. 유창혁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사직서를 냈다.
홍 총재가 사퇴함에 따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5일 열리는 제1회 바둑의 날 기념행사는 수장 없이 치러지게 됐다. 한국기원은 5일 행사를 마친 후 임시이사회를 열어 새 지도부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기원은 헝가리 출신 여성 바둑기사가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당한 사실을 올해 4월 폭로한 후 김 9단을 제명했지만 혐의를 부인하는 김 9단의 진술이 더 믿을 만하다고 결론 내린 윤리위원회 보고서를 작성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또 인터넷 사업을 대행하던 사이버오로와의 계약을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올해 5월 일방적으로 해지해 논란이 일었다. 프로기사들은 한국기원의 업무 처리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달 29일 임시 기사총회를 열고 송필호 부총재와 유창혁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켰다. 바둑팬들도 ‘한국기원 바로세우기 운동본부’를 꾸려 시위를 하며 집행부 총사퇴를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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