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관리 철두철미했는데 어떻게…” 신성일 빈소에 조문행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4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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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성일 씨의 빈소에는 ‘별들의 별’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기 위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영화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이제는 하늘의 별이 된 신 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아내 배우 엄앵란 씨(83)와 자녀들, 조카인 강상호 국회의원 등 유족이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았고, 입구에는 평소 즐겨 입던 흰 셔츠 차림으로 미소 짓고 있는 고인의 초상화가 놓였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은 4일 오후 1시부터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김동호 전 이사장을 비롯해 선우용여 이동준 등 동료 배우와 이창동 정지영 영화감독 등 영화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배우 최불암 씨(78)는 “반짝이는 별이 사라졌다. 동 시대 연기자로서 조금 더 우리 곁을 지켜주셨으면 했기에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또 “고인은 평소 연기자로서 자기 관리가 철두철미했는데 어떻게 (암에 걸렸는지)…”라며 애통해 했다.

장례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은 김국현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은 “고인은 임종 직전까지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보였고, 우리나라 영화계에 대한 고민과 애정도 누구보다 컸다”고 회고했다. 그는 “2019년 중 제작을 목표로 이장호 감독과 함께 새 영화 제작을 준비 중이셨다. 시놉시스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본인의 전기 영화에 가까운 내용이었고, 그렇기에 본인이 직접 시나리오를 각색하기까지 하셨다”이라고 말했다.

호상을 맡은 이해룡 한국영화인원로회 이사장도 “고인의 영화계 2년 선배로서 ‘만추’ 등 20편이 넘는 작품에 함께 출연했고, 나는 주로 악역을 맡았다. (고인은) 내게 ‘선배, 선배’ 하며 허물없이 지내던 사이”라며 “최근까지도 전화 통화로 안부를 나누었는데, 5일 전부터 연락이 끊기더니 3일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때 마지막으로 만났는데, 안색이 상당히 창백했으나 본인은 끝까지 아픈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혼성그룹 투투 출신의 황혜영 씨(45)도 빈소를 찾았다. 황 씨는 “고인을 ‘큰아버지’로, 엄앵란 선생님은 ‘큰어머니’라고 불렀다”며 “집안 경조사는 물론 내 결혼식도 와 주실 정도로 다정하신 분이셨고, 늘 유머를 잃지 않으셨다”고 회고했다. 또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상태가 많이 호전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어 안도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돼 당황스럽고 애통하다”고 말했다.

영화인장으로 치러지는 신 씨의 장례는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지상학 회장과 배우 안성기 씨가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았고, 배우 강수연 거룡 송강호 이덕화 장미희 최민식 씨가 부위원장을 맡았다. 지성학 위원장은 “(신성일은) 우리 시대의 아이콘이었으며, 그 어떤 톱스타도 흉내 내기 힘들 정도로 ‘이전까지도 없었고, 이후로도 있기 힘들’ 대단한 연기자”라고 고인을 기렸다. 발인은 6일 오전 11시에 엄수될 예정이며, 화장 후 경북 영천시에 있는 신 씨의 자택 성일가에 안치될 예정이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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