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주도권을 확실히 잡은 백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5일 03시 00분


○ 알파고 제로 ● 알파고 마스터
14국 4보(50∼62)

전보 마지막 수인 흑 ●는 사실 궁여지책의 응수타진이다. 좌하 흑을 직접 움직이기 어려우니 일단 백에게 기대면서 다음 수를 모색해 보자는 뜻이다. 쉬운 수로 타개할 수 없다는 건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다.

백은 흑에게 활용당할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50으로 중앙을 꽉 이었다. 이 수로는 참고도 백 1, 3으로 평범하게 받아도 나쁘지 않다. 백 13까지 중앙이 매우 두텁고 흑은 후수로 살아가야 한다.

백 50으로 흑도 한숨을 돌렸다. 흑 59까지 대략 사는 모양을 만들었다. 물론 100% 살아있는 것은 아니고 그냥 맥없이 잡힐 돌은 아니라는 뜻이다. 만약 백이 이 흑 돌을 잡으려고 한다면 백도 많은 고초를 겪어야 한다. 형세가 좋은 백으로선 굳이 드잡이를 할 필요는 없다.

더구나 백 62로 막아 좌하 흑 석 점의 생사를 묻는 것이 기분 좋다. 평소 같으면 좌하 흑 돌은 당연히 살아 있는 돌이다. 하지만 지금은 좌변 흑이 완벽하게 산 것이 아니어서 둘 중 하나가 걸려들 수 있다.

백이 계속 주도권을 잡고 국면을 리드하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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