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즐겨보는 한 무협지가 최근 종결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3년 가까이 이 무협지로 버스에서 무료함을 달랬으니 아쉬움이 큽니다. 이런 소설은 애플리케이션으로 서비스하지만 처음 등장한 플랫폼을 따라 그냥 ‘웹소설’이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기자의 무협지 입문은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최근 별세한 홍콩의 진융 작가(1924∼2018)의 ‘영웅문’이었습니다. 학창시절 이 시리즈를 읽다가 밤새운 얘기, 시험 망친 얘기, 수업 시간에 혼난 얘기가 한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가득했으니 되풀이하지는 않겠습니다.
신간 ‘웹소설의 충격’(이이다 이치시 지음·요다)은 일본 웹소설 시장을 본격 분석한 번역서입니다. 책 가운데 ‘웹소설 선진국 한국’이라는 제목의 글은 “한국도 라이트 노벨을 비롯한 장르문학 시장이 최근 10년간 상당히 커졌는데 매체나 평론가들이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습니다. 틀리지 않은 얘기네요. 만약 진융 작가가 오늘날 신인이었다면 ‘웹소설’로 데뷔했겠지요? 호흡이나 문체는 달랐겠지만 조회수는 어마어마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이 시대의 ‘영웅문’은 웹소설에서 찾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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