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조선호텔의 부티크 호텔 브랜드인 레스케이프가 올해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호텔 로비에 들어서면 수만 개의 크리스털이 반짝이는 커다란 버드나무 한 그루를 볼 수 있다. 이 독특한 크리스마스트리는 영국 런던 출신 플로리스트인 토니 마클루의 작품. 레스케이프는 마클루와 협업해 기존 호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연출했다.
최근 방한한 마클루는 Q섹션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때 버드나무와 관련된 기사를 보고 이번 장식의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마클루는 프랑스 샹그릴라파리호텔을 비롯해 럭셔리 브랜드 지방시, 펜디 등과 함께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는 올 7월 문을 연 레스케이프 호텔 내부 장식을 맡았다. 호텔 곳곳에 생동감을 불어넣은 그의 플라워 장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증샷 명소로 떠오르며 유명해졌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버드나무를 크리스마스 장식에 활용한 게 인상적이다.
A. 사람들이 기대하지 않던, 허를 찌르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 다들 성탄하면 뾰족한 트리를 떠올리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이런 통념을 배반하고 싶었다. 버드나무에서 흩날리는 크리스털의 빛과 반사를 이용해 호화로운 중세시대 프랑스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
Q. 작품의 영감은 어디서 얻는가.
A. ‘에브리웨어 에브리싱(모든 장소와 모든 것)’에서 얻는다.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고 이런 것들이 어디서 나오는 건지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이렇게 대답한다. 구겨진 카페트의 주름, 초의 향, 지금 이곳의 냄새까지,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는다. 그런 영감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은 사람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밖에 없다. 이번 버드나무 장식을 본 사람들이 앞으로 크리스마스를 생각할 때 레스케이프에서 본 버드나무를 떠올리면 좋겠다.
Q. 다음에는 어떤 장식을 해보고 싶은지….
A. 레스케이프 호텔에서 볼 수 있는 남산을 장식에 반영해보고 싶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인데 은행나무를 처음 봤다. 영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나무였고 잎이 무척 특이했다. 잎이지만 종이 같은 느낌이 있다. 이걸로 뭔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품을 기획할 때 호텔 안의 디테일뿐만 아니라 호텔이 있는 주변 환경을 연관짓기 위해 부지런히 호텔 밖을 돌아다니고 있다.
마클루는 1층뿐만 아니라 6층 중식당인 팔레드신에서 7층 라이브러리로 이어지는 계단의 벽을 황금빛 버드나무 숲으로 꾸몄다. 마법 같은 꽃과 잎사귀들이 계단의 난간을 휘감고 계단 아래쪽까지 펼쳐지는 장관도 볼 수 있다. 7층에 있는 카페인 ‘르 살롱 바이 메종 엠오’에는 꽃과 나뭇잎으로 장식된 대형 새장 안에 그네를 설치했다. 이 그네 또한 인증샷 명소가 될 것 같은 예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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