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가 은근한 급소다. 하변 백을 위협하면서 좌변에서 잡힌 백돌이 준동하는 뒷맛을 완화시키는 수. 만약 백이 하변을 보강하지 않으면 흑이 42의 곳을 젖히는 순간 백이 크게 당한다. 따라서 백은 42, 46을 두지 않을 수 없다.
흑은 47, 49로 우변에서도 세력을 키워 나간다. 좌변, 하변의 흑 세력과 함께 연결돼 반상을 한껏 호령하는 느낌이다. 원래 세력이 연결돼 붙으면 그 위력은 배가된다. 그래도 백은 아랑곳하지 않고 48, 52로 우상 귀를 챙겨놓는다. 실리를 먼저 확보한 뒤 천천히 삭감해도 늦지 않다는 배짱이다.
흑 53이 놓이자 이젠 더 이상 흑 세력을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래서 백은 54로 흑 세력의 흠집을 치고 나온다. 여기서가 흑으로서도 기로.
참고도 흑 1, 3이 가장 무난하지만 백 4로 나오면 공들여 쌓아 온 우중앙 세력이 삭감된다. 흑 3 대신 ‘가’로 끊으면 거꾸로 3의 곳에 단수를 얻어맞는 것이 아프다. 그렇다면 흑은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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