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남짓 후면 2019년이 밝아옵니다. 연말이면 다음 해에 어떤 작곡가들이 조명을 받게 될지 꼽아보게 됩니다. 오페레타 작곡가 두 사람이 내년에 탄생 200주년을 맞이하는군요. 독일 태생 프랑스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1819∼1880)와 크로아티아 출신 오스트리아 작곡가 프란츠 폰 주페(1819∼1895)입니다.
오페라는 알지만 오페레타라면 생소하다는 분들이 있겠죠. 오페레타는 ‘작은 오페라’라는 뜻으로, 1850년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 즈음까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에서 유행한 음악극입니다. 경쾌하고 희극적인 내용을 담고 일반적인 오페라에 비해 약간 짧기 마련이지만, 희극적이거나 짧다고 해서 다 ‘오페레타’라고 부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프랑스에선 오펜바흐가 1858년 선보인 ‘지옥의 오르페우스’가 성공하면서 이 장르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2년 뒤 그가 빈을 방문해 작품을 상연한 뒤에는 오스트리아가 오페레타의 매력에 빠져 주페와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등이 고유한 매력을 지닌 ‘빈 오페레타’를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오펜바흐와 주페의 이름이 생소한 분들도 이들의 대표적인 선율은 친숙할 겁니다. 오펜바흐의 ‘지옥의 오르페우스’ 서곡에 나오는 ‘캉캉’을 들으면 무희들이 호들갑스럽게 발을 쭉쭉 뻗으며 ‘킥’을 하는 모습을 누구나 연상하게 됩니다. 이 오페레타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잘못된 일본식 번역으로 흔히 알려졌죠. 주페의 ‘시인과 농부’ 서곡은 우황(牛黃)이 들어가는 약 광고에 오래 쓰여 특히 한국인들에게 친숙합니다. 오펜바흐의 미완성 작품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뱃노래’나, 주페의 ‘경기병’ 서곡도 갈라 콘서트를 비롯한 음악회에서 자주 만나는 아름다운 곡들입니다.
오페레타를 들으면 특히 19∼20세기 전환기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를 빛냈던 ‘아르누보’ 또는 ‘벨 에포크’ 시대의 호화롭고 장려한 장식들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전야부터 프란츠 레하르라는 새로운 세대의 오페레타 작곡가가 ‘즐거운 과부’로 대표되는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쏟아놓으면서 오페레타 제2의 전성기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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