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게임에서 승리…한국-국제사회, 북한 핵개발 저지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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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19일 0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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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북핵 30년의 허상과 진실
굴곡진 북힌 핵협상 30년의 역사…보기 드문 정사

북핵 30년의 허상과 진실© News1
북핵 30년의 허상과 진실© News1
30년간 흘러온 북한 핵 문제, 핵 협상을 거시적 안목에서 조망한 개괄서이자 꼼꼼한 당대사이다.

높은 완성도를 지니고 한국의 시각에서 쓰여졌다는 점에서 이 책은 북핵 연구에서 나름의 위치를 차지할 듯하다.

북한 핵 문제를 직접 다루는 외교관이었던 저자 이용준(62)에겐 이 책은 ‘필생의 역작’이 될 법하다.

저자는 외교부 내 대표적 미국통이자, 북핵 전문가다. 외시 13회로 청와대 남북핵협상담당관, 북핵외교기획단장, 6자회담 차석대표, 북핵담당대사, 외교부차관보 등으로 일하면서 북핵 현안을 직접 다루며 1차 북핵위기와 제네바 합의(1989~1994), 2차 북핵위기와 6자회담(2002~2009)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그는 이런 경험과 인연을 바탕으로 ‘북한 핵, 새로운 게임의 법칙’(2004)을 썼고 이어 ‘게임의 종말: 북핵 협상 20년의 허상과 진실, 그리고 그 이후’(2010)를 냈다.

이번에 나온 책은 2010년 저서를 개정하려다 개정 폭이 워낙 커 제목을 바꾸며 새롭게 펴낸 것이다. 14년에 걸쳐 같은 주제로 3권의 책을 냈고, 그 내용도 점점 깊어지면서 세번째 책은 그의 필생의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이 다루는 범위는 북한 핵 개발의 기원인 1950년대부터 이지만 영변핵 시설문제가 불거진 1989년부터 지금 현재까지 30년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책은 Δ1부 올바른 이해를 위하여 Δ2부 북한 핵문제의 서막 Δ3부 1차 북핵 위기와 제네바합의 Δ4부 2차 북핵위기와 6자회담 Δ5부 3차 북핵위기와 ‘핵무력 완성’ Δ6부 북한 핵문제의 미래 순으로 쓰여졌다.

통시적으로 북한 핵 역사와 협상을 다루면서 당시 남북, 국제사회, 미국이 다투었던 쟁점, 왜 협상과 합의는 깨졌는 지 등을 살핀다.

북한 핵 협상에 대한 전모를 파악하고, 나름의 안목을 갖고 싶었던 이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교재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김정은-트럼프간 북미정상회담 등 최근 진행 상황을 촘촘히 담고 있다는 점은 이전 책들이 갖지 못한 미덕이다.

이 책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어떨까.

저자는 북핵 역사를 쓰게 된데 대해 “1990년대 이래 한반도 운명을 속박해온 북한 핵문제라는 멍에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가 겪어온 희망과 좌절, 성공과 실패의 과정을 객관적인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썼다”고 밝힌다.

저자는 “아쉽게도 한국과 국제사회는 지난 30년간의 세월동안 온갖 오판과 시행착오와 고의적 방치를 반복한 결과 북한 핵개발 저지에 실패했고, 북한은 결국 그 게임에서 승리했다”고 평가한다.

왜 이런 종말을 맞이하게 됐을까. 저자는 “우리나라 어느 정부는 북한 핵 문제가 마치 존재하지 않는 양 모르는 체 하기도 했고, 어느 정부는 핵 문제가 모두 해결된 듯이 과장된 홍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30년간 북핵 문제는 한번도 해결된 적도 없었고, 단 한순간도 상황이 호전됨이 없이 지속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을 뿐”이라고 단언한다.

결국 저자는 북핵 문제에서 30년간 실패한 쓰라린 역사를 저술한 것이다.

하영선 서울대 명예교수는 “북한 핵 문제 관한 수많은 이야기와 글의 홍수속에서 저자는 그 허상과 진실을 제대로 밝힘으로써 객관적인 역사의 기록을 남기려 한다. 그 덕에 우리는 모처럼 북한 핵 문제 실체적 진실을 수록한 진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저자는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북한 핵 문제의 미래를 다뤘다. 북미 핵협상의 난관들, 핵 위협 극복을 위한 국내외 과제들과 함께 비핵화의 희망은 과연 살아있는지 등을 언급한다. 저자의 식견과 안목이 드러나는 장이다.

◇ 북핵 30년의 허상과 진실…한반도 핵게임의 종말 / 이용준 지음/ 한울아카데미 / 3만6000원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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