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이정란스러운 리사이틀 ‘프란츠 앤 펠릭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12월 26일 12시 31분


연주회 소식만 들려와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아티스트들이 있다.

첼로 쪽이라면 이정란이 그런 연주자다. 지금까지 그가 열어온 연주회들을 되밟아 보면 금세 이유를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서울시향의 첼로 부수석 자리를 내놓고 솔리스트로서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그의 현은 더욱 빛을 내 왔다.

2015년 바흐 무반주 모음곡 전곡 연주가 그 출발점이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베토벤의 첼로 작품 전곡을 연주해내는 무서운 집중력과 끈기를 보여주었다.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의 멤버이자 피아노트리오 제이드의 멤버로도 멋진 음악을 팬들에게 선사해 주었던 이정란이다.

이번 리사이틀에도 이정란 브랜드다운 아이디어와 학구적인 열정이 어김없이 담겨 있다. 동 시대에 살고 활동했지만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고 다른 음악을 연주했던 프란츠 슈베르트와 펠릭스 멘델스존이 주인공이다.

그래서 리사이틀의 타이틀도 ‘프란츠 앤 펠릭스’.

이정란은 “이번 리사이틀을 통해 서양음악사의 큰 흐름을 훑으면서 바흐, 베토벤에 이어 짧은 생애동안 수많은 명곡을 남긴 두 작곡가의 음악을 연구해보고 관객과 공유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1부는 방랑과 죽음을 노래하는 슈베르트의 작품들로 채워진다. 슈베르트의 기악곡이 아닌 연가곡(리트)을 첼로로 연주한다는 발상이 이정란답다.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나그네 중 밤인사, 보리수, 봄날의 꿈과 ‘백조의 노래’ 중 세레나데를 첼로의 음색으로 전한다. 1부의 마지막 곡은 ‘아르페지오 소나타’. 이정란의 리사이틀에서 이 곡이 빠진다면 몹시 서운할 것이다.

2부는 분위기를 싹 바꿔 봄처럼 생기 넘치는 멘델스존이다.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2번’, ‘협주적 변주곡’을 연주한다.

2012년 하마마쓰 콩쿠르 우승자였던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이정란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2019년 1월26일 토요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이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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