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한국영화 3편이 겨울 극장가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도 관객들의 마음을 열지 못했다.
100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송강호(52) 주연 ‘마약왕’(감독 우민호), 하정우(41) 주연 ‘PMC: 더 벙커’(감독 김병우), 도경수(26) 주연 ‘스윙키즈’(감독 강형철) 모두 할리우드 영화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18년 한 해를 돌아봐도 마찬가지다. 스타 감독·톱스타의 티켓 파워는 사실상 없어졌다. 한국 영화가 연이어 뼈아픈 실패를 맛보면서 2019년 극장가에는 전운이 감돈다.
국내 4대 투자배급사인 CJ E&M·롯데엔터테인먼트·쇼박스·뉴(NEW)가 올해 개봉할 한국영화 라인업을 공개했다. 관객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범죄액션물과 시대극을 비롯해 스릴러·미스터리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CJ E&M, ‘기생충’ ‘귀수’ ‘엑시트’
봉준호(50) 감독의 신작 ‘기생충’은 최대 기대작 중 하나다. ‘기택’(송강호)의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받으며 ‘박 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송강호·이선균(44)·조여정(38)·최우식(29)·박소담(28) 등이 출연한다.
범죄 오락물의 강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진다. 마동석(48)·김상중(54)·김아중(37) 주연의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제)가 관객들을 만난다. ‘오구탁 반장’과 특수범죄수사과의 활약상을 그리는 범죄 액션물이다. 2014년 OCN에서 방송된 동명 TV드라마의 스핀오프, 즉 원작에서 파생된 버전이다. 권상우(43)·김희원(48) 주연의 ‘귀수’(가제)도 영화 ‘신의 한 수’의 스핀오프작이다.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은 귀수의 사활을 건 복수를 담은 범죄오락액션물이다.
재난액션영화 ‘엑시트’(가제)도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배우 조정석(38)과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윤아(임윤아·29)가 주연이다. 청년백수 ‘용남’(조정석)이 어머니 칠순 잔치에서 우연히 만난 대학시절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와 함께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다.◇롯데 엔터테인먼트, ‘말모이’ ‘천문: 하늘에 묻다’ ‘타짜3’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말모이’로 포문을 연다. 유해진(49)·윤계상(41) 주연의 이 영화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김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을 모으는 이야기다. ‘택시운전사’(감독 장훈·2017)의 각본을 쓴 엄유나(40)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시대극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민식(57)·한석규(55) 주연의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제)는 허진호(56)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한 세종대왕(한석규)과 그와 뜻을 함께 했지만 한 순간 역사에서 사라진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다.프랜차이즈 영화도 선보인다. ‘타짜3’은 ‘돌연변이’(2015)로 데뷔한 권오광(35) 감독의 신작이다. 극중 ‘짝귀’의 아들 ‘도일출’의 파란만장한 사연을 다룬다. 만화가 허영만(72)씨의 ‘타짜-원 아이드 잭’이 원작이다. 류승범(39)·박정민(31)이 주연을 맡았다.
◇쇼박스, ‘남산의 부장들’ ‘미성년’ ‘전투’
영화 ‘내부자들’(2015)에서 호흡을 맞춘 우민호(48) 감독과 배우 이병헌(49)이 ‘남산의 부장들’에서 재회한다. 1970년대 정치공작을 주도하며 시대를 풍미한 중앙정보부 부장들의 행적과 이면을 조명한 동명 책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배우 김윤석(51)은 ‘미성년’을 통해 감독 데뷔한다. 염정아(47)·김소진(40)·김윤석·이희준(39) 등이 출연한다. 소녀가 비정상적인 어른들의 세계를 겪게 되는 이야기다.
유해진(49)·류준열(33) 주연의 ‘전투’는 ‘용의자’(2013) ‘살인자의 기억법’(2017) 등을 연출한 원신연(50) 감독의 신작이다. 대한독립군이 최초 승리한 봉오동 전투를 담았다. ◇NEW, ‘생일’ ‘콜’ ‘’비스트‘
설경구(52)와 전도연(46)이 ’생일‘로 관객들을 만난다. 소중한 사람이 떠난 뒤, 남겨진 이들이 나누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다. 이창동(65) 감독의 ’밀양‘과 ’시‘의 연출부로 활동한 이종언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박신혜(29)·전종서(25) 주연의 ’콜‘은 스릴러물이다. 단편영화 ’몸값‘을 연출한 이충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서로 다른 시간에 살고 있는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성민(51)·유재명(46) 주연의 ’비스트‘(가제)는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대립하는 두 형사의 격돌을 그린 범죄 누아르다. 영화 ’베스트셀러‘(2010) ’방황하는 칼날‘(2014) 등을 연출한 이정호(44)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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