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세포 분야의 권위자이자 미국 스탠퍼드대의 생물학자인 바레스 박사. 그는 여성 바버라로 살다가 42세에 성전환을 했다. 여성이었던 대학 시절, 어렵기로 소문난 문제를 수백 명의 학생 중 혼자만 풀어내자 동료로부터 남자친구가 대신 해결해줬다는 의심을 받았다. 박사과정 때는 논문을 6편이나 발표했지만, 단 1편만 썼던 남학생에게 연구원 자리를 뺏기기도 했다. 그러나 성전환 뒤 누구도 그의 권위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어느 사회에서든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성별에 대한 ‘무의식적 편견’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책은 사회생활을 하다가 육아와 사회적 차별에 결국 꿈을 실현하지 못한 다양한 여성들의 사례를 소개한다. 저자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여성 최초로 부주필 자리에 오르고, USA투데이 편집장까지 지낸 ‘알파 걸’. 세계 곳곳의 불평등 현황과 이를 극복할 대안까지 담아낸 치밀한 취재력이 돋보인다.
저자는 뭣보다 여성의 성공이 남성의 실패를 의미하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늘어날 경우 향후 20여 년간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2조1000억 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고 한다. ‘경단녀’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위에 이르는 한국 사회는 어떤 대비책을 꾀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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