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임정 100주년 맞아 추진
귀국 앞둔 김구 등 23명 모여… 새 시대 포부 쓴 ‘재유기념첩’
김병조의 ‘한국독립운동사’ 포함
“귀국해서 정권을 국민에게 봉환한다.”
1945년 8월 16일. 조국의 광복을 맞이한 다음 날. 중국 충칭에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다. 석 달 가까이 지난 그해 11월 4일. 환국을 앞둔 백범 김구(1876∼1949)와 이시영(1868∼1953), 유동열(1879∼1950), 김규식(1881∼1950) 등 임정 요인 23인은 한자리에 모여 조국 독립에 대한 감회와 새 시대를 향한 포부를 붓으로 적었다.
이 휘호(揮毫)가 ‘재유기념첩(在諭記念帖)’이다. 기념첩에는 ‘대동단결(大同團結)’ ‘자립(自立)’ ‘자유(自由)’ ‘신사상(新思想)’ 등 임정 요인들의 소망이 담겨 있다. 이 기념첩이 올해 문화재로 등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재청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등록문화재로 추진할 20여 건의 임정 관련 유물을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가운데 문화재 등록 기준에 부합하고 희소성을 지닌 11건은 우선 조사 대상으로, 중요성은 크지만 조사가 필요한 유물 9건은 추가 검토 대상이 됐다.
우선 조사 대상은 재유기념첩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이자해(1894∼1962?)가 쓴 ‘자해자전(慈海自傳) 초고’ 등이 선정됐다. 1930, 40년대 내몽골에서 의사로 일하며 광복군으로 활동한 이자해의 자서전에는 내몽골 지역에서의 항일운동이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어 사료로서 가치가 크다.
이 밖에 김병조가 집필한 ‘한국독립운동사(상)’, 김의한 광복군 임명장, 조소앙이 일본 유학 시절에 쓴 일기 ‘동유약초’, 이봉창 의사 친필 편지, 이승만 대통령 임정 관련 문서 등이 포함됐다. 추가 검토 대상은 조소앙, 이규채, 안창호, 이혜련, 한유한, 박영준, 신순호 유물 등이다.
문화재청은 4월까지 우선 조사 대상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문화재위원회에 상정해 등록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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