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83으로 끊은 방향을 눈여겨봐 두기 바란다. 아마추어들은 백 석 점을 잡는 것에 눈이 어두워 참고 1도 흑 1, 3으로 두기 쉽다. 하지만 백이 4를 선수하고 6, 8로 좌하 귀에서 공세에 나서면 흑으로서도 은근히 껄끄러운 진행이다.
말하자면 흑 83, 85는 강수로 밀어붙인 것인데, 갑자기 89로 한발 물러선다. 조금 전까지의 기세라면 참고 2도 흑 1로 뛰어 백 두 점을 공격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백 4, 6으로 뛰쳐나가면 오히려 흑이 중앙과 좌변 모두를 지켜야 하는 점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흑 89는 냉정한 계산에서 나온 것. 인간계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이겼습니다”라고 선언하는 수다.
백은 91의 곳에 두는 것이 순리지만 계가를 맞추기 위해 90으로 실리를 차지하는 역리를 감행한다.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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