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롭스키가 ‘자신의 악기’인 런던 필과 11년 만에 서울에 온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월 7일 오후 8시 열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 협연 런던 필하모닉 연주회다. 유롭스키는 취임 첫 시즌인 2008년 이 악단과 서울에서 프로코피예프 교향곡 5번 등을 연주한 바 있다. 런던 필과 열두 번째 시즌을 맞은 그를 e메일로 만났다.
―런던은 이른바 5대 오케스트라가 각축하는 치열한 공간이죠. 수준 높은 연주 외에 오늘의 런던 필만이 가진 개성으로 무엇을 들 수 있을까요.
“런던 필의 강점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료한 표현, 반응과 음색을 만들어 내는 ‘완벽한 귀’입니다. 매년 여름 글라인드본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오페라 네 편씩을 공연하며 레퍼토리에 대한 유연성도 늘리고 있습니다.”
유롭스키 시대의 런던 필은 자체 레이블인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레이블로 브람스에서 홀스트, 쳄린스키에 이르는 방대한 앨범을 쏟아내고 있다. 실연과 음반을 망라한 그의 연주에는 ‘악단을 장악하는 솜씨가 농익었다’는 찬사가 곁들여진다. 성부 사이의 능란한 색상 배합으로 또렷한 음의 팔레트를 빚어내며 특히 후기 낭만주의 레퍼토리에서 극적인 구도를 만들어 나간다.
그는 음악 가족의 일원이기도 하다. 증조부와 아버지, 동생이 지휘자, 할아버지는 영화음악가다. 아버지 미하일 유롭스키는 지난해 내한해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아버지는 제가 어떤 음악이든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머리와 마음속에 음악을 키울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도록 해주셨죠.”
이번에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할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는 한국 팬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여러 차례의 오케스트라 협연 외에 2016년에는 리사이틀 무대도 가졌고, 올해 7월에는 미하일 잔덜링이 지휘하는 드레스덴 필하모닉과 브람스의 협주곡을 협연한다.
“피셔는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이고 본능적인 아티스트죠. 명석한 두뇌, 완벽한 테크닉, 진중하고 탐색적인 접근법을 바탕으로 뛰어난 해석을 펼칩니다. 우리가 이전에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멘델스존을 들려줄 것입니다.”
이번 공연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으로 시작해 전원의 목가와 같은 브람스 교향곡 2번으로 끝을 맺는다. 6만∼26만 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