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촌의 친척을 죽여…” 임란 중 피폐한 사회상 생생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4일 03시 00분


16세기 사대부 일기 ‘쇄미록’ 출간

“영남과 경기에서는 사람들이 서로 잡아먹는 일이 많은데, 심지어 육촌의 친척을 죽여서 먹기까지 했단다.”

흡사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좀비 사극 ‘킹덤’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상의 역사가 아닌 실제 현실이었다. 조선시대 사대부 오희문(1539∼1613)은 1594년 4월 3일 작성한 일기에서 1592년 발생한 임진왜란으로 피폐해진 사회를 이같이 기록했다.

오희문은 1591년 11월 27일 한양을 떠나 경기 용인에 사는 처남의 서당에서 머문 이야기를 시작으로 1601년 2월까지 9년 3개월간 일기를 썼다. 이를 모은 것이 ‘쇄미록’(보물 제1096호)이다.

국립진주박물관은 2017년 시작한 ‘임진왜란 자료 국역사업’의 첫 성과로 쇄미록 완역본(사회평론·18만 원)을 출간했다고 3일 밝혔다. 총 8권으로 번역, 교감, 표점 작업은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가 맡았다. 최영창 국립진주박물관장은 “난중일기, 징비록과 함께 임진왜란을 이해하는 중요한 사료인 쇄미록은 민중의 고통, 의병 활동 등을 다각도로 기록했다”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쇄미록#16세기 사대부 일기#임진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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