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문제 13개를 내놓더니 풀어보란다. 독자 수준을 뭐로 보나 싶게 ‘쉽다’. 휘리릭 풀고 답을 봤는데 아뿔싸. 반 이상 틀렸다. 당황한 마음을 저자는 더 후벼 판다. 보기가 3개이니 침팬지도 33%는 맞힐 거라고. 다만 위안도 건넨다. 한국 포함 14개국 1만2000여 명이 풀었는데 정답률이 13%라고. 심지어 노벨상 수상자와 의료계에선 점수가 더 낮았단다.
어떤 문제이기에 이럴까. 하나 고르자면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늘거나 비슷할 줄 알았더니 정답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이다. 갈수록 삶이 팍팍하다던 우리네 푸념은 뭐였단 말인가. 저자는 또 지긋이 못 박는다. “사람들이 자기가 세상을 오해했음을 알았을 때, 당혹스러워하기보다는 아이 같은 궁금증과 영감을 느꼈으면 좋겠다.”
‘팩트풀니스’를 읽는 과정은 상당히 버겁다. 어렵게 쓴 탓이 아니다. 오히려 똑 부러지게 명확하다. 문제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진실이라 믿었던 세계관에 자꾸 금이 간다. 세상은 이토록 발전했고 나아졌는데, 우리는 왜 여전히 1960년대에나 맞아떨어질 편견을 진실이라 붙잡고 살았을까. 저자 말마따나 유엔이나 세계은행 홈페이지 통계만 들어가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인데. 책이 권하는 건 단 하나다. 번역하자면 ‘사실충실성’이라 부를 제목처럼,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자는 게다.
그럼 세상이 이렇게 살 만하니 엔조이하면 되는 걸까. 아니다. 저자는 계층갈등이나 지구온난화 등 산적한 이슈를 가벼이 여기란 뜻이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면 문제도 풀 수 있단 바람이다. 곪은 상처가 어딘지 알아야 약도 바를 수 있듯. 스웨덴 통계학 석학이던 저자는 이 책을 집필하다 2017년 세상을 떠났다. 남겨진 이들의 몫도 자명하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반성할 건 반성하자. 오해를 풀면 관계도 회복될지니. 세상이라는 저버릴 수 없는 친구와.
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2019-03-09 10:48:44
명령을 받고 임무를 수행중인 국군에 총질한 518반란 유공자의 명단을 까라까! 한국당의원들이 그 명단을알고있다면 당연히 그 명단과 신분내용을 아는대로 다까라ㅣ 그걸로 벌을 받아야한다면 받아라 언젠가는 빛보는날이 반드시 올것이다 그런 믿음조차없다면 다 국개고만하라 까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