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신영옥은 “모든 자질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재능 안에서 가장 자유롭게 노래하는 사람이 위대한 성악가”라고 말했다. 신영옥 씨 제공
“심사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너무나 흐뭇한 마음으로 콩쿠르를 ‘즐기고’ 있습니다. 신인 시절 떨리던 느낌이 기억나 저도 모르게 울컥하는 마음이 들기도 해요.”
‘LG와 함께하는 제15회 서울국제음악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은 소프라노 신영옥(57)은 24, 2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열린 1차 예선 심사를 끝낸 뒤 이렇게 소감을 말했다. 올해 성악 부문으로 열리는 이 콩쿠르는 1차 예선 출연자 61명 가운데 6개국 24명이 2차 예선에 진출했다.
그는 “동아음악콩쿠르로 시작된 동아일보와의 인연이 이어져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선화예고 2년에 재학하던 1978년 제18회 동아음악콩쿠르 성악 부문에 출연해 여러 대학생 출연자들을 제치고 3등으로 입상했다. “여러 콩쿠르에 나갔지만 1등을 못한 콩쿠르는 동아음악콩쿠르뿐이었죠. 하지만 고등학생이 권위 있는 콩쿠르에서 입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여러 분들이 도와주셔서 미국 줄리아드음악원으로 유학을 가게 됐습니다.”
그는 24명의 2차 예선 진출자에게 “완벽한 노래를 들려주려 애쓰기보다는 자기 자신의 노래를 즐길 수 있을 때 심사위원에게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영옥은 1990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디션에서 우승했고 이후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상대역으로 출연한 베르디 ‘리골레토’ 질다 역, 도니체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타이틀 롤 등을 통해 메트로폴리탄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중 하나로 인정받았다.
“올해 출연자들은 특히 성악의 기본인 목소리 자체가 너무 좋아요. 기량이 크게 떨어지는 출연자가 없습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나 자신도 메트로폴리탄 오디션에서 좌절을 경험해 보았고 거듭 도전해 원하던 것을 얻었죠.”
그는 커리어를 시작하는 젊은 성악가들에게 “여러 제안이 오더라도 욕심내지 말고 자기 자신의 컬러에 잘 맞는 역할부터 차근차근 넓혀 가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이번 서울국제음악콩쿠르에는 최상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테너), 김우경 한양대 교수(테너)와 역사상 최고의 ‘밤의 여왕’으로 불린 독일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에다 모저, 바흐에서 현대음악에 이르는 음반으로 여러 음반상을 수상한 독일 바리톤 안드레아스 슈미트 등 10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26일 2차 예선, 28일 준결선, 30일에는 장윤성 지휘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협연하는 결선 경연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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