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출시한 ‘신라면건면’이 출시 40일 만에 1000만 개 판매를 넘어서면서 라면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출시된 라면 중 가장 뜨거운 반응이라는 것이 농심 측의 설명이다. 국민 5명 중 한 명은 신라면건면을 맛본 셈이다. 신라면의 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더욱 쫄깃해진 면발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농심 측이 강조하는 인기 비결.
신라면건면의 특징은 ‘깔끔함’과 ‘가벼움’이다. 소비자들은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 일품”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유튜버의 신라면건면 시식 영상은 조회수 50만 건을 넘어섰고, 인스타그램에는 1200개가 넘는 시식 후기가 올라왔다.
농심은 이와 같은 시장의 호응에 발맞춰 최근 신라면건면 생산라인을 2배로 늘렸다. 부산 녹산공장에 갖추고 있는 일반건면 생산라인 2개를 신라면건면 전용으로 전환하고, 멸치칼국수와 메밀소바 등 건면 제품 생산을 구미공장으로 옮긴 것이다. 농심은 하루에 최대 43만 개의 신라면건면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신라면건면은 농심이 선보이는 3번째 ‘신라면’ 브랜드 제품이다. 두 번째 신라면인 신라면블랙이 국물맛을 진하게 하는 변화였다면, 3번째 새로운 신라면의 개발 방향은 깔끔함과 담백함에 있었다. 맛은 신라면이면서 면은 깔끔한 건면으로 만들어 신라면을 더욱 담백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신라면건면 개발은 단순히 면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었다. 유탕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바꾸면 국물 맛도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농심은 신라면건면 개발에 2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다. 면과 수프, 별첨, 포장 등 라면 개발 전 부문이 초기 기획 단계부터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농심 수프개발팀 김재욱 과장은 “신라면 레시피를 건면에 맞게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발팀은 신라면 본연의 국물맛을 내기 위해 고추와 마늘, 후추 등 다진 양념과 쇠고기엑기스 비율을 재구성해 스프의 기본이 되는 쇠고기육수를 만들어냈다. 신라면 감칠맛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표고버섯을 보강해 맛의 조화를 높였다. 신라면의 깊은 풍미는 조미유로 완성했다. 농심은 양파와 고추 등을 볶아 만든 야채 조미유를 별도로 넣어 국물의 맛과 향을 끌어올렸다. 면발은 건면으로 바뀌면서 깔끔하고 쫄깃해졌다. 기름에 튀기지 않아 칼로리도 일반 라면의 약 70% 수준인 350Cal다.
농심은 1986년 ‘신라면’을 내놓으며 국내 라면시장에 매운맛 라면 트렌드를 만들었다. 동시에 시장 최강자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신라면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7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한국을 넘어 세계인을 울리고 있다.
농심은 2011년 2세대 신라면인 ‘신라면블랙’을 출시했다. 면과 수프의 품질을 대폭 개선해 깊고 진한 맛을 낸 신라면블랙은 ‘프리미엄 라면 시대’를 개척했다. 신라면블랙은 라면의 품질과 소비자 입맛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심은 신라면건면의 연간 매출 목표를 500억 원으로 잡고, 라면 시장 ‘톱 10’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신라면건면을 신라면, 신라면블랙과 같이 시장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키워 세계시장에서 경쟁한다는 것이 농심의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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