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욱 한중연 원장 기자간담회
“會通과 융합의 가치 담아내고 미래 한국 사상적 동력 제시할 것”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세계적으로 몇 손가락에 꼽히는 문화·사상적 유산과 전통을 갖고 있음에도 그 정리가 이웃 나라들에 비해 늦었다”고 말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한민족의 사상과 문화를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대전(大全) 200권의 편찬을 시작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은 2030년까지 ‘한국사상사대전’과 ‘한국문화사대전’을 100권씩 발간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안병욱 한중연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외래사상을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독자 사상으로 승화한 ‘회통(會通)’과 융합의 가치를 담아내고 미래 한국의 사상적 동력을 제시하는 한편 민족을 넘어 세계적 차원에서 문화사를 조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웃한 중국과 일본은 이미 이 같은 대규모 편찬사업을 오래전에 마쳤다. 중국의 ‘유장(儒藏) 사업’과 ‘중국사상가평전총서’, 일본의 ‘일본사상대계’와 ‘일본문화사대계’ 편찬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번 대전 편찬은 한중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1980∼91년 한국문화를 27권에 담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상의 대규모 편찬 사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연은 당장 착수할 연구 주제로 원효의 사상, 일연과 삼국유사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한중연은 박사학위를 받은 우수 한국학 연구자가 안정적인 여건에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태학사’ 과정도 올해부터 신설한다. ‘현대판 집현전’에 비유할 수 있는 태학사 과정에 뽑히면 생계를 위한 연구 프로젝트에 얽매이지 않고 자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다. 올해는 5억 원의 예산으로 어문학(2인), 역사학(3인), 철학(2인) 분야에서 만 40세 미만인 7명을 뽑고 향후 5년간 매월 장학금 500만 원을 지원한다. 선발 분야와 인원은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한중연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올해 6월 27, 28일 ‘혁명의 세계사’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도 개최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