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상 귀에서 백은 34까지 평범하게 응수한다. 부자 몸조심을 하는 형국이다. 흑이 평소처럼 참고 1도 1로 두면 백 2, 4로 좌상 귀를 얼른 살아버린다. 흑에게는 내일이 없는 그림이다.
이 같은 흐름을 꿰뚫고 있는 박정환 9단은 흑 37로 좌상 백을 압박한다. 작은 실마리라도 잡으려는 것이다. 흑이 까칠하게 나오자 백은 일단 40으로 좌상 귀부터 지킨다. 이곳에 집모양을 만들어야 타개가 쉽다.
그런데 ‘돌격 앞으로’를 외치던 흑이 갑자기 41로 후진 기어를 넣는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참고 2도 흑 1로 붙여 괴롭혀 볼 상황 아니었을까. 물론 백 10까지 되면 대마 공격이 쉽지 않지만 실전처럼 백 42로 끊어 확실히 타개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한게임바둑·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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