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적 ‘어벤져스’ 맞서 5월 개봉… 연휴-경쟁작 고려 불가피한 측면도
장애인 우정-법정 드라마 등 사회적 의미 있는 소재로 승부
‘엔드게임’ 누적관객 800만 돌파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맹공에 경쟁작들이 맥을 못 추는 가운데 가정의 달을 맞아 신작들이 개봉한다. 5월 개봉하는 한국영화 3편은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 ‘어벤져스’에 맞서 끝장싸움을 벌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에는 형제처럼 살아가는 지체장애인 세하(신하균)와 지적장애인 동구(이광수)를 그린 ‘나의 특별한 형제’가 포문을 열었다. 영화는 지체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제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광주 ‘작은 예수의 집’에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친해졌다. 박 씨가 4년간 등하굣길 휠체어를 끌어준 최 씨는 광주대 사회복지학과 졸업장을 받을 수 있었다.
극 중 세하와 동구는 장애인 시설 ‘책임의 집’에서 친형제처럼 살아간다. 시설이 폐쇄되며 헤어질 위기에 처하자 세하는 수영을 좋아하는 동구를 수영대회에서 입상시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독립할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을 궁리한다. 수영장 아르바이트생 미현(이솜)의 도움으로 희망이 보이지만 동구의 트라우마로 이들의 계획이 실현되는 것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15일 개봉하는 ‘배심원들’은 한국영화에서는 처음으로 국민참여재판을 소재로 다뤘다. 강단 있는 부장판사 김준겸(문소리)과 어쩌다 배심원으로 선정된 청년 창업가 권남우(박형식) 등 배심원 8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상 처음 일반인들과 재판을 하는 재판부와 생애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죄를 심판하게 된 보통 사람들이 함께하는 과정에서 재판은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법대에 앉아 극을 이끄는 역할을 맡은 배우 문소리가 직접 재판 기사를 찾아 읽고 판사들을 인터뷰하면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2013년 국민적 공분을 자아낸 ‘칠곡 아동학대 사건’을 소재로 한 ‘어린 의뢰인’은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연출은 ‘선생 김봉두’(2003년), ‘이장과 군수’(2007년) 등을 연출한 장규성 감독이 맡았다. 거대 로펌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인 변호사 정엽(이동휘)은 고향의 아동복지센터에 취업한다. 근무 첫날 계모 지숙(유선)의 학대를 경찰에 신고한 10세 소녀 다빈(최명빈)이가 정엽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정엽은 아이들을 귀찮게만 여긴다. 대형 로펌 합격 소식을 듣고 서울로 올라간 정엽은 어느 날 다빈이가 동생을 죽였다고 자백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죄책감에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최근 몇 년간 4, 5월은 ‘마블 시즌’으로 한국 영화들이 개봉을 피하는 일이 반복돼 왔다. 지난해 4월 말에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2016년 4월에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가 스크린을 장악했다. 지난달 24일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개봉한 지 일주일이 지나도 관람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그나마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이 관객 수 약 28만 명으로 ‘뽀통령’의 이름값을 하고 있는 중이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어벤져스’가 강적이지만 5월 초 연휴와 개봉 예정인 다른 경쟁작들을 생각하면 무작정 개봉을 미룰 수 없다”며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소재를 다룬 영화가 여럿 개봉하는 만큼 관객들이 어벤져스 외에 다른 영화들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벤져스는 관객들이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한 1차 관람을 한 뒤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이른바 ‘N차 관람’이 시작되며 1일 낮 기준 누적 관객 수 8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명량’(2014년)과 ‘신과함께-인과 연’(2018년)보다 빠른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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