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식당 하나가 아닌, 골목 자체를 살리고 싶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8일 19시 01분


tbs '오! 마이 로드'

MC 홍석천(48)이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선다.

홍석천은 8일 서울 상암동 tbs에서 열린 tbs ‘홍석천의 오! 마이로드’ 제작발표회에서 “분명히 해답이 있다”며 “전국의 자영업자들이 ‘힘들다’, ‘죽고싶다’고 하는데, 사실 나도 굉장히 힘들다”며 눈물을 보였다.

“한때는 직원이 200명까지 있었는데, 월급 안 밀리려고 방송에서 번 돈으로 줬는데 그것도 힘들어져서 가게를 처분했다. 직원들이 어디 있는지도 잘 모른다. 내가 가게를 닫으면 ‘망했다’고 말하는 걸 재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전국에 나 같은 분들이 정말 많다. 어떻게든 자영업자들과 자영업을 꿈꾸는 젊은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버틴다.”

‘오마이로드’는 10주 동안 경리단길 살리기 프로젝트를 벌이는 홍석천과 줄리안 쿠앵타르(32)의 모습을 담는다. 경리단길을 살리기 위한 ‘착한 건물주’ 운동 등 다양한 해법을 제안한다.

경리단길에서 태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홍석천은 “몇 년 전부터 ‘이러다 동네 난리나겠다’는 우려는 있었다. 경리단길을 택한 이유는 골목 상권이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첫번째 희생양이기도 하다. 여러 ‘~리단길’이 유행어처럼 생기고 많은 상권이 떴다가 죽었다. 본점인 경리단길을 살리면 해결책도 만들어질 것 같았다. 경리단길에 내가 새로 지은 건물도 있지만 계속 손해가 난다”고 털어놓았다.

SBS TV ‘백종원의 골목식당’과 비교에는 “‘골목식당’도 굉장히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지만, 우리는 조금 더 고민을 했다. 한 가게를 살리는 게 아니라 골목 자체 살리고 싶다. 분명히 가능성 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잘 되면 전통시장 살리는 것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젠트리피케이션 문제가 부각되면서 ‘해결 방법이 뭘까?’ 고민했다. 관련 토론에 나와서 얘기하는 전문가, 정치인들을 보면 한심했다. 말 뿐이지 않느냐. 나는 실질적인 문제를 알고 있다. 소통의 부재가 가장 크다. 옆집 사람과도 인사를 안 한다. ‘어떻게 소통이 이뤄질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난 1995년 반지하에서 시작했다. 내가 먼저 찾아가보니 다 나를 알고 있더라. 이번 기회에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이야기를 건네고, 상인회를 조직하면서 답을 찾고 있다.”

홍석천은 “우리나라에서 커밍아웃을 처음 했다”며 “그때도 아무도 목소리를 안 내는게 속상해서 내가 했다. 이 문제도 제대로 한 번 시작해보자고 하는 사람이 없더라. 20여년 만에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어른들이 나서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 힘을 갖고 있는 사람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전체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오후 11시 첫 방송.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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