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피아노 소나타의 절대자… 시즌마다 연주할 만큼 아껴”
전 세계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 30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서 공연
“하머클라비어 소나타는 피아노 소나타의 절대자이며, 베토벤에게도 궁극의 소나타입니다.”
프랑스 피아니스트 프랑수아프레데리크 기(50)에게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 29번 ‘하머클라비어’는 그가 연주하는 동기이자 목적이다. 그가 21년 전 처음 음반으로 발매한 베토벤 소나타도 이 곡이었다. 내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앞두고 전 세계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고 있는 그가 30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이 ‘최애곡(最愛曲)’을 선보인다. 늦봄의 캠퍼스에서 그를 만났다. 2017년부터 해마다 두 차례씩 금호아트홀에서 베토벤 소나타 리사이틀을 열어 온 그는 지난해 본보 인터뷰에서 ‘베토벤이 중요한 이유는 그의 보편적인 휴머니즘’이라고 설명했다.
―베토벤 소나타 중에서도 특히 ‘하머클라비어’에 천착해 왔습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머클라비어는 고전 피아노 소나타의 정점을 이룬 곡이죠. 45분이나 되는 장대한 작품이고, 피아노 솔로곡의 규모를 변화시켰습니다. 이후에도 베토벤은 피아노소나타 3곡을 썼지만, 그 곡들은 클래식 소나타 이후의 다른 세계로 넘어간 곡입니다.”
―장대한 만큼 연주도 쉽지 않을 텐데요.
“모든 것이 이전을 뛰어넘습니다. 더 크고 복잡하고 더 기교적으로 새롭습니다. 느린 악장은 9번 교향곡을 연상시키며, 짧은 연결구를 지나 마지막 악장 푸가로 넘어가죠. 우주 탄생의 ‘빅뱅’에 비유할 만한 부분입니다. 이 푸가는 ‘바흐를 넘어선 극단’과도 같고, 내면의 광기랄까, 번득임까지 드러냅니다.”
―그렇게 힘든 곡을 사랑하는 건가요.
“시즌마다 연주합니다. 내게는 ‘침대 머리맡에 있는 책’과 같은 친근한 작품이죠.(웃음) 백 번 이상 쳤고 세 번 음반으로 내놓았습니다.”
―프랑스인으로서 베토벤을 연주하는 것은 어떤 느낌입니까.
“국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 스승 리언 플라이셔는 대(大)피아니스트 아르투어 슈나벨의 제자이고, 슈나벨은 테오도르 레셰티츠키, 그 위로는 리스트, 베토벤으로 이어지는 사제관계였습니다. 이런 위대한 전통에 연결돼 있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번 연주회에서 그는 ‘하머클라비어’ 외에 베토벤의 소나타 19, 20, 11번을 연주한다. 그가 서울에서 펼쳐 온 베토벤 소나타 대장정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내년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두 차례의 연주로 끝을 맺는다. 워싱턴, 파리, 리우, 몬테카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도쿄 등에서도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를 펼치고 있는 그는 내년 5월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파리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직접 지휘하고 솔로도 겸해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곡 전곡을 연주한다. 5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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