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는) 사용자들의 관심과 시간을 최대한 많이 빼앗기 위해… 심리의 취약성을 이용한다. 이것이 아이들의 뇌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는 신이 아니고서는 모를 일이다.”(숀 파커 페이스북 초대 대표)
“엄청난 죄책감을 느낀다… 그러나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내 해법은 이 도구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벌써 수년 전부터 사용을 중단했다.”(차마스 팔리하피티야 페이스북 사용자 확산 담당 부사장)
이들의 우려는 이미 현실이 됐다. 감정을 증폭하도록 설계된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은 분노와 편견을 확산시킨다.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는 ‘트위터 중독자’가 미국 대통령이 됐고, 미얀마 로힝야족에 대한 거짓 선동이 핍박을 부추긴다.
정치적, 사회적 영역에서뿐인가. ‘세상을 연결시킨다’는 소셜미디어는 일상 속 박탈감과 외로움을 증폭시켰다. 가상현실(VR) 기술을 고안한 컴퓨터과학자인 저자는 소셜미디어가 왜 당신을 외롭게 만드는지 조목조목 분석하며, ‘해결책이 없다’는 페이스북 부사장의 말을 반박한다.
제목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삭제해야 할 10가지 이유이나, 저자가 분석한 문제의 핵심은 ‘버머’ 알고리즘이다. ‘사용자의 행동을 수정해 왕국(대기업)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라는 영어 설명의 앞 글자를 딴 단어다. 즉 소셜미디어가 이용하는 알고리즘은 사람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할 확률을 계산하고, 그렇게 행동하도록 유도한다. 이것이 자본을 만나 광고에 이용되면서 모든 문제가 시작됐다. 이 버머 알고리즘을 제거한 서비스의 탄생이 문제 해결의 관건이다.
버머 알고리즘은 ‘관심종자’ 우위 사회, 모두의 삶에 참견하는 오지랖, 최악의 꼴통이 분노를 조장해 돈을 버는 사회, 가짜 군중과 위조자의 사회를 만든다. 그 결과 “한쪽 끝에서 꼴통들이 똥폭풍처럼 쏟아져 나오고, 다른 쪽에선 극도로 조심하며 인위적으로 착해 보이는 행동을 한다”고 그는 진단한다.
또 다른 문제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우리의 데이터가 돈벌이에 활용되며 일자리마저 빼앗는다는 것이다. 온라인상 수많은 번역 문장을 공짜로 긁어모은 인공지능(AI)은 결과적으로 전문 번역가의 일을 빼앗는다. 예술가들의 데이터를 수집한 AI가 그린 작품이 비싼 값에 팔리는 일도 일어난다. 저자는 이것이 무료로 서비스를 사용하는 대신 데이터를 제공한 대가이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 대가는 커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차라리 유료 서비스가 더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해 보이는 제목과 달리 소셜미디어의 그늘을 재치 있는 문체로 풀어내 ‘지적 무기’를 제공한다. 우리가 당연히 받아들인 무료 독점 플랫폼 서비스들(페이스북, 구글 등)을 이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절실한 경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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