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아티스트 필윤(52)이 새 앨범 ‘The Winds From Cuba’로 돌아왔다. 첫 곡 ‘Yo, Como Esta’부터 쿠바와 브라질 음악의 흥겨운 리듬이 흘러나온다. 정통 뉴욕 스타일로 예술성에 초점을 맞췄던 그의 2집 앨범 ‘Reminiscences of Mom’(2012년)과 비교해 봐도 다분히 대중적이다. 그는 20일 전화 인터뷰에서 “밝은 분위기로 특히 여름에 흥을 내기 좋은 음악”이라고 말했다.
쿠바의 전통 리듬과 재즈를 결합한 아프로큐반 스타일을 기본으로 전곡에 한국어, 영어 가사로 된 보컬을 입혔다. 신나게 춤추고 싶다가도, ‘Cloudy Rain’, ‘Snow on the Moon’에선 쓸쓸함과 애잔함이 밀려온다. 앨범 제목에는 모히토를 마시며 쿠바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즐겼다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다. 2년 전부터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팔라완, 미국 뉴올리언스, 제주도 등을 여행하며 받은 영감과 아름다운 풍경의 이미지를 토대로 가사와 멜로디를 썼다.
1집 앨범 ‘E.J.―Homage to Elvin Jones’(2007년)에서 ‘진도 아리랑’과 ‘한오백년’을 외국 아티스트들과 함께 모던한 느낌으로 재해석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뱃놀이’, ‘진도 아리랑’, ‘한오백년’을 아프로큐반 리듬과 접목해 편곡했다.
“재즈 뮤지션이 됐지만 아티스트로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민요를 계속해서 편곡하는 것은 서양음악을 한국적 정서로 풀어내고 싶은 제 바람이기도 해요.”
한국재즈협회 이사인 그는 한국 재즈의 인기에 대해 페스티벌에 인파가 몰리는 등 수도권부터 ‘붐업’이 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편하게 듣기에는 어려운 음악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에 있는 루이 암스트롱 동상 앞에는 ‘그의 트럼펫이 전 세계에 재즈의 즐거움을 가져다줬다’는 글귀가 있어요. 이렇게 즐거운 재즈가 한국인에게도 쉽게 다가가는 음악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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