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으로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해이다. 정부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는데, 그중에서도 육군에서 기획한 ‘신흥무관학교’라는 창작 뮤지컬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대한민국 육군의 뿌리가 된 신흥무관학교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격변하는 시대를 살았던 선조들의 독립을 위한 치열한 삶을 다뤘다. 1900년대 초, 일제에 항거하고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평범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역동적으로 담아내 관객들에게 강한 울림을 주고 있다. 특히 주인공 ‘팔도’가 처음 친구가 생긴 후 불렀던 ‘좋은 시절이었으면 좋았겠지만’이라는 가사에서 ‘그 시절 청춘들은 망국의 서러움을 온몸으로 느꼈겠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아려왔다.
100년 전 조선의 독립을 위해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선조들이 후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건 아마도 외세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안보’가 아닐까 싶다.
필자는 ‘성실한 병역의무 이행’이야말로 그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문에 병무청장 부임 이후 ‘반칙과 특권 없는 공정병역’을 최고의 기치로 삼고 우리 사회 전반에 공정한 병역문화를 뿌리 내리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병역이행의 첫 관문인 병역판정검사는 정예 병역의무자 선발이라는 점에서 공정병역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MRI나 CT 같은 첨단 의료장비는 물론 백혈구 감별검사, HIV 검사를 비롯한 총 26개 항목에 걸친 병리검사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서 잠복결핵검사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병역판정검사 종료 시 ‘결핵검사 결과확인서’와 ‘건강검진 결과서’도 발급 받을 수 있어 현재 병역판정검사는 종합병원수준의 정밀검사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또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병역면탈 범죄’는 특별사법경찰의 과학수사를 통해 우리사회에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대응하여 공정병역의 틀을 잡아 나갈 것이다.
그러나 제도 개선을 통한 ‘병역의무 부과의 공정성’만으로는 100년 전 우리 선조들이 희망했던 뜻을 이루기엔 다소 부족한 듯하다. 당당하게 그리고 성실히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들이 우대받고 존경받는 사회, 나아가 자발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그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이에 병무청에서는 2004년부터 3대 가족 모두 현역 복무 등을 마친 가문을 찾아 병역명문가로 선정하고 다양한 선양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광복군과 독립유공자 후손 가문을 찾는 데 중점을 두었고, 제16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는 한국광복군 가문과 독립군 후손 가문이 각각 대통령표창과 국무총리표창 등을 받기도 하였다.
‘신흥무관학교’의 주인공, ‘팔도’가 노래했던 ‘좋은 시절’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100년 전 광복군과 독립군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 그리고 선조들이 주고자 했던 ‘메시지’를 되새기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일 때 가능한 것이다.
병무청에서도 ‘팔도’가 꿈꿨던 ‘좋은 시절’을 만들기 위해 ‘공정한 병역문화 정착’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