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으면 인간의 몸과 마음에 맹렬한 변화가 일어난다. 심박수 증가에 운동 기능 저하는 기본. 심하면 배변·배뇨 조절도 힘들어진다. 개인이 아니라 국가가 극한의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될까. 이 책은 일촉즉발의 군사 위기 상황인 1962년 쿠바 미사일 사태 당시, 국가 시스템이 스트레스에 맞서 제대로 작동했는지를 추적한다.
당시 세기의 핵 담판을 이끈 인물은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소련의 정치인 니키타 흐루쇼프였다. 두 사람은 단호하게 상황을 통제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회자된다. 하지만 저자는 100명 이상의 관련자 인터뷰, 현장 답사, 군사 해제 기밀 자료를 토대로, 당시 두 수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감정을 완벽히 통제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린다.
“‘검은 토요일’로 알려진 날, 쿠바 주둔 소련군은 흐루쇼프의 허락 없이 미군 U-2정찰기를 추락시켰다. 소련군 핵무장 잠수함의 함장은 핵어뢰를 쏠 뻔까지 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빌어먹을. 이런 소련 개자식들.’ 같은 소식에 잭이 냉정하게 반응한 반면 바비는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칠 듯 욕하고 주먹을 치켜들며 방에서 서성거리면서 분을 삭였다.”
냉전의 종식, 절정, 기원을 차례로 담은 저자의 ‘냉전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 작품인 ‘1945’는 지난해 국내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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