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병원 음악회 열고 의료봉사 부산의 문화 메세나 역할 톡톡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7일 03시 00분


웰니스병원

대장항문 질환 특화병원인 웰니스병원의 직원들이 최근 사랑의 집청소 봉사활동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웰니스병원 제공
대장항문 질환 특화병원인 웰니스병원의 직원들이 최근 사랑의 집청소 봉사활동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웰니스병원 제공
‘울고 온 환자가 웃으며 나가는 병원.’

부산 연제구 웰니스병원(원장 강동완)의 슬로건은 ‘환자의 육체적 건강과 마음의 행복’이다. 병원 이름을 건강(Wellbeing)과 행복(Happiness)의 합성어인 웰니스(Wellness)로 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장항문 질환에 특화된 이 병원은 2004년 문을 열었다.

‘환자 최우선’이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의학적 난제이기도 한 변실금, 치핵 수술 후 지연성 출혈과 창상치유지연, 골반저 질환, 항문생리, 척추 마취 후의 두통 등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웰니스병원의 자랑거리는 병원이 지역 문화의 메세나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매주 토요일이면 병원 로비에서 환자들과 예술인, 지역주민이 함께 소통하는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음악회는 13년째 이어지면서 620회 공연을 기록했다. 퇴원한 목사의 하모니카 연주에서부터 60대 환자의 딸이 선보이는 피아노 독주회, 실버합창단, 중고교 때 환자였다가 대학에 진학한 음대생의 연주까지. 지역민의 공연은 특별함이 아니다.

이 병원의 병실과 복도, 계단에서는 명화와 다양한 그림을 만날 수 있다. 외적 질환과 심리 치유를 함께 진행해야 환자가 더 빨리 회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반영한 것이다. 환자 스스로 몸과 마음을 변화시키고 위로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매월 1일 병원 외벽 글판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다. 위로가 부족한 요즘 명언이나 심금을 울리는 글로 다시 시작해 보자는 용기를 불어넣기 위한 아이디어다.

대장항문 질환 특화병원인 웰니스병원의 강동완 원장. 음악에 관심이 많은 그는 병원 1층 로비에서 매주 토요일 작은 음악회를 여는 등 부산 문화의 메세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웰니스병원 제공
대장항문 질환 특화병원인 웰니스병원의 강동완 원장. 음악에 관심이 많은 그는 병원 1층 로비에서 매주 토요일 작은 음악회를 여는 등 부산 문화의 메세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웰니스병원 제공
음악에 관심이 많은 강 원장은 2008년 바이올리니스트 오주영의 공연을 본 뒤 젊은 예술가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2010∼2014년 웰니스클래식이란 음악회를 만들어 그를 후원했다. 미국 뉴욕에서 활동 중인 오주영은 강 원장의 후원에 힘입어 뉴욕 필하모닉 종신단원이 돼 연주자로서 안정된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웰니스클래식은 다음 달 29일 부산문화회관 대강당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무대에 올린다.

의료봉사는 덤이다. 개원 후 10년 이상 한 번도 쉬지 않고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 온천천에서 무료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등에서 해외의료 봉사는 물론 컴패션 홍보이사 병원으로 제3세계 어린이 돕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

강 원장은 “웰니스병원은 영국의 대장항문전문병원인 세인트마크 병원을 롤모델로 대장항문 질환 진료의 메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병원과 직원, 환자가 모두 웃는 병원으로 200년 이상 오래된 병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여행#부산#웰니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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