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한국 영화 속 여성 캐릭터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최근 10년간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어떻게 변화했을까.
한국영상자료원이 10월 13일까지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한국영화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하는 전시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 죽이는 여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영상자료원은 한국 영화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를 통해 한국 영화 100년 역사를 돌아보자는 취지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과거 남성 중심의 영화 산업 시스템 속에서 남성의 시각으로 만든 여성 캐릭터는 전시 제목처럼 ‘나쁜 여자’나 ‘이상한 여자’로 낙인찍혔다.
전시는 △불온한 섹슈얼리티 △위반의 퀴어 △초능력 △비인간 여자 △법 밖에 선 여성 △엄마의 역습이라는 여섯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한국 영화에서 여성 섹슈얼리티를 다루는 서사의 원형을 제시한 ‘미몽’(양주남 감독·1936년)의 애순(문예봉)을 비롯해 팜 파탈의 대명사 ‘지옥화’(신상옥 감독·1958년) 속의 소냐(최은희) 등 매혹적이지만 비극적인 결말을 맞은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자신의 욕망과 정체성을 변명하지 않고 탈주하는 ‘아가씨’(박찬욱 감독·2016년)의 숙희(김태리)와 히데코(김민희), 거침없이 통쾌한 액션을 선사하는 ‘마녀’(박훈정 감독·2018년)의 구자윤(김다미), 모성 이데올로기에 정면으로 도전한 ‘마더’(봉준호 감독·2009년)도 소개한다. 영화와 미디어아트를 접목해 6개 주제의 여성 캐릭터들을 감각적인 영상과 함께 보여준다.
전시에 소개된 영화 중 ‘마더’와 ‘박쥐’ 등 13편을 다음 달부터 상영하고 감독과 배우들이 참여하는 토크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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