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전학 온 경수는 성주와 명호에게 ‘촌놈’이라고 놀림 받는다. 시험에서 일등을 한 게 문제였다. 늘 일등이던 성주의 비위를 건드린 것. 성주는 명호와 단짝이다. 보이스카우트 야영 때 가파른 산길에서 홀로 뒤처진 명호. 고민하던 경수는 구명줄을 내밀고, 머뭇거리다가 이를 잡고 걷던 명호는 초콜릿을 건넨다.
색색의 퀼트 같은 동화 8편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겪는 감정의 변화를 세밀하게 짚는다.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 공주처럼 구는 언니, 자꾸 밖으로 나가는 고양이…. 얄밉고 때로 분통이 터지지만 작은 일을 계기로 마음이 스르르 풀리는 과정이 공감을 자아낸다.
쌍둥이 언니가 생일날 심장 수술을 받게 되자 아빠와 마당에 감나무를 심는 ‘생일 나무’, 인쇄소 운영이 어려워져 핼쑥해진 아빠가 만든 방패연을 날리며 아빠에게 용기를 달라고 기원하는 ‘할아버지 저예요’에서는 속 깊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다. 표제작 ‘마법에 걸린 방’에서 입양된 소녀는 벽지에 그린 나무가 살아나 이야기를 나누고, 알에서 깨어나 자라는 새를 보며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연다. 서로의 어깨에 기대고 손을 잡아주는 이들이 포근한 그림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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