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 “매일 7㎞씩 뛴다, 술을 마시려고 운동을 한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4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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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변신' 주연

“나는 모니터를 안 하는 거로 유명하다. 눈으로 보고 연기를 할거냐, 뇌에서 연기를 할 거냐의 차이 같다. 가장 강력한 에너지는 시각적인 거다. 모니터는 내 연기의 그림을 보는 거지 감정을 보는 게 아니다. 머릿속에 감정 라인을 가지고 있다가 바로 가는게 훨씬 나은 거라고 생각한다. 지방 촬영 내려가서 호텔서 TV 볼 때도 내가 나오면 채널을 돌려 버린다.”

올해로 연기경력 29년째인 성동일(52)이 자신만의 확고한 연기 철칙을 진지하게 설명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메이크업도 하지 않는다. “내 나이에 맞는 얼굴이 나오는 게 좋은 것 같다. 내가 비주얼 배우도 아니지 않나. 내 얼굴 그대로 나오는 게 좋은 거 같다. 지금까지 찍은 영화, 드라마 모두 메이크업을 거의 안 하고 찍었다. 선크림 바르는 것도 싫어한다. 지우고 술 마시러 나가려면 귀찮지 않나. 내 얼굴 그대로 나오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지난해에만 8편에 출연했다. 영화 ‘레슬러’ ‘탐정: 리턴즈’ ‘안시성’, ‘두 번 할까요?’ ‘신과 함께: 인과 연’, 드라마 ‘라이브’ ‘미스 함무라비’ ‘친애하는 판사님께’다. 그 누구보다 다작하는 배우다.

“성동일의 작품 선택 기준은, 시간이 맞아야 한다는 게 첫 번째고, 투자가 확정돼야 한다는 게 두 번째 기준이다. 배우들에게 ‘요즘 뭐해?’라는 말은 직장인들에게 ‘실직했냐’는 말과 같다. 어떤 사람들은 ‘대체 언제 쉬냐’고 묻더라. 나는 죽어서 쉬겠다고 말한다. 이거 끝나고 영화 ‘담보’ 촬영에 바로 들어갔고, 9월부터 또 다른 영화 들어간다. 많이 해야 배우라고 생각한다. 작품을 많이 안 하면 배우일 수가 없다. 계속 배우고 죽어서 쉬자고 말한다. 집에서 쉬면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집을 다 훑고 다닌다. 저녁 되면 그게 더 심해지고, 그러면 아내가 ‘나가서 술이라도 마시라’고 한다. 아직은 일을 많이 하는 게 좋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런 성동일이지만 ‘연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이다. 쉴 틈 없이 열심히 일하는 이유로 ‘가족’을 꼽았다. “나는 부모와 대화 없이 컸다. 최대한 집에 있으려 한다. 가장이고, 남편으로서 그 집을 책임지고 인정받는 게 1순위다. 열심히 벌어 가족하고 호캉스도 하고, 맛집 가고 그러는 게 더 좋다”라고 한다.

자녀의 훈육을 위해 집에 TV를 두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온 식구가 넋 놓고 소파에 앉아 TV 본다는 게…. 준이가 중1, 빈이가 5학년이다. 내가 평생 읽은 책보다 50배씩은 더 봤을 거다. 태어나기 전부터 TV가 없으니, 애들이 유일하게 하는 게 책 보는 거다. 아니면 여행 가는 거다. 유학 보낼 생각도 없다. 착하게 잘 컸다. 정신나간 약쟁이처럼 TV 앞에 있는 건, 오락기는 집에 많다. X박스, 플레이스테이션 전부 다 있다. 오락은 전 세계에 있는 거 다 있다. VR도 있다. 숙제한 이후에는 자유롭게 하게 둔다.”

그만큼 성동일의 자녀들은 연예인을 잘 모른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준이는 모든 아빠들이 연기자라고 생각했다. 우리 집에 그 많은 배우들이 와도 내가 민망해할 정도로 모른다. 애들이 인터넷도 안 되는 키즈폰을 쓴다. 조인성이 와도 몰라본다. 공효진이 와도 몰라 본다. 애들 친구들이 ‘런닝맨’을 보여줘, (이)광수는 그것 때문에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그냥 ‘기린 삼촌’이라고 불렀다”며 웃겼다.

소문난 애주가다. 다만, 가족들을 위해 반드시 집이나 집 주변에서 음주를 즐긴다. “최대한 집에 있으려 한다. 술도 주로 집이나 바로 집 밑에서 마신다. 세간에서는 성동일 집에 가면 감독이나 제작자들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이 작품도 김홍선 감독이 집에서 낮술 먹는데 얘기하더라. 밖으로 나오지를 않아 서울 지리도 잘 모른다. 한 라디오 출연 당시, 성동일 목격담을 올려달라고 했는데 나는 한 건도 없었다. 배성우만 많았다.”
술을 즐기는 그가 끊임없이 작품을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운동 덕분이다. 운동에 빠져 요즘엔 운동전도사가 됐다. 바로 조깅이다. 성동일은 “매일 7㎞씩 뛴다. 술을 마시려고 운동을 한다. 요즘에는 운동전도사가 됐다. 집사람도 요즘 내가 건강해 보여서 좋다고 하더라. 그래야지 몸이 이겨낼 수 있다. 안 그러면 현장에서 너무 힘들다. 배성우는 아예 트레이너가 있다. 요즘은 모든 배우가 무서울 정도로 관리한다. 외국은 (출연료) 입금 전후 사진도 있지 않나. 외국 배우들은 한 작품 하면 몇 년 쉴 수 있지만, 우리는 그 정도가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가족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한 성동일은 마지막까지 가족 이야기를 하며 행복해했다. “빈이가 책 읽는 걸 좋아하는데 빈이가 시나리오도 다 본다. 읽고 나서 ‘아빠 역할 이거지?’라고 묻는다. ‘어떻게 알았어?’라고 물으면, ‘딱 보니까 아빠 역할이네’라고 한다. ‘변신’ 시나리오를 읽고서는 너무 무섭다고 했다. ‘아빠 이거 너무 무서워. 근데 보고 싶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가족을 위해 하루도 쉬지 않고 ‘열일’하는 배우 성동일이 출연한 ‘변신’은 21일 개봉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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