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상리공생을 연구하는 미생물학자다. 동식물의 생존부터 인류 문명의 변곡점까지 좌지우지하는 현미경 속 존재에 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균류는 나무와 공생하며 생태계 내 공격에 맞서고 생장에도 도움을 준다. 소는 체내 미생물을 이용해 풀을 소화한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인체의 도처에 존재하며 외부의 병을 막아주고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하는 미생물은 고마운 존재다. 저자는 이를 정상적 식민지화, ‘깨끗한 더러움’이란 역설적 용어로 표현한다. 와인과 치즈 같은 발효식품을 만들어 먹으며 우아한 식문화를 일구는 데도 이 ‘작은 친구들’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500쪽이 넘는 만만찮은 분량인데, 프랑스어 특유의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만연체 번역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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