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요요마, ‘바흐 프로젝트’로 서울 찾는다… 2년간 36개 도시 공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9일 14시 33분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푸른 잔디밭에 앉아 달빛을 받으며 첼리스트 요요마(64)가 연주하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듣는다. 9월 8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요요마 바흐 프로젝트’. 요요마는 지난해 8월부터 전 세계를 돌며 다양한 성격의 장소에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해 왔다. 목표는 ‘2년 동안 세계 36개 도시에서 연주하는 것’이다. 그를 e메일로 인터뷰했다.

―바흐 프로젝트 월드투어가 지난해 8월 시작했고 절반을 넘겼는데요.

“9월 8일 서울 공연을 할 시점에는 네 개의 대륙에서 19곳의 지역을 들른 뒤가 되겠군요. 아테네부터 미국~멕시코 국경, 인도의 뭄바이까지, 문화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만나 왔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하는 음악가와 프로그래머, 활동가와 공무원, 셰프와 천문학자들이었죠.”

―20대 때인 1983년부터 지난해까지 바흐 첼로 모음곡 전곡을 세 번 녹음했습니다. 이 곡집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바흐의 음악과 함께한다는 것은 제 인생의 각 챕터에 가장 친한 친구를 두는 것 같아요.멋진 동반자이자, 인생의 힘든 고비들을 넘길 때 도와주죠. 그런 의미에서 바흐는 저에게 집(home) 과도 같습니다.”

―“바흐가 세계를 구하기 원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왜 유독 이 곡집인가요?

“바흐의 여섯 개 첼로 모음곡은 악기의 에베레스트 같은 존재입니다. 첼로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알려주며, 감정과 열망에 대한 완벽한 해부학과 같습니다. 생산적인 아이디어를 내도록 바흐보다 우리에게 좋은 훈련을 시켜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점은 더 큰 사회적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특별히 주고 싶으신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서울은 사람들이 문화의 힘으로 더 나은 미래를 그리고, 이를 만들어내고 있는 장소죠. 저는 야외 공연을 좋아합니다. 우리 생활 속에 음악을 가져올 수 있고, 벽을 허물고, 음악과 문화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것임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죠. 바흐 프로젝트는 차이와 분열, 국경을 넘어 함께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행사이고, 한국은 이런 과제가 시급한 곳입니다. 우리의 목표를 호소하기 위해 한국에서 별도로 특별한 행사를 가지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바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난 후 새로운 도전이나 프로젝트가 있는지요?

“어떤 의미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프로젝트 뒤의 미션과 비전이, 제 손과 심장, 그리고 다른 많은 사람들의 손과 심장에서 계속되기를 원합니다.”

―서양음악을 공부했지만 세계 여러 지역 전통 음악가들과 교류하고 화음을 맞추어 왔습니다.

“바흐 프로젝트가 주는 즐거움 중 하나도 제가 방문하는 장소의 음악에 대해 알아가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 지역의 음식도 즐겁죠. 새 것과 옛 것, 유명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그리고 모든 전통은 성공적인 개혁의 결과라는 것을 다시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장르 간의 경계, 지역 간의 경계 같은 것들은 시간 속에서 생겨났다 사라지곤 하는 것이죠.”

4만~10만 원(4인 테이블석 24만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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