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는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입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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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engirl]Lifestyle Interview
레저 전문 기업 아난티 이만규 대표

이만규 대표는 “아난티는 고객의 시간을 가치있게 만든다는 브랜드 철학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만규 대표는 “아난티는 고객의 시간을 가치있게 만든다는 브랜드 철학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부지 선정 때부터 ‘이 장소에서는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죠. ‘마을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리조트를 조성합니다. 공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죠.”

차별화된 공간과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아난티 이만규(49)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인터뷰 내내 ‘이야기가 있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강조했다.

“가장 중요한 건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이야기가 없으면 공감할 수 없고, 공감하지 않으면 좋아할 수 없어요. 때문에 아난티라는 장소를 좋아하려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표는 아난티가 전할 의미 있는 이야기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 결과를 담아왔다. 남해, 기장, 가평, 청담, 그리고 지금은 갈 수 없는 금강산에 이르기까지 아난티가 들어선 곳마다 그 특성에 따라 건축물은 물론, 그 속에서 누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 각기 다르다.

아난티가 있는 지역마다 서로 다른 특색 있는 공간과 서비스

부산 기장의 ‘아난티 코브’는 바닷가 작은 해안 마을에서 가족을 위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단일 휴양 시설 중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편안한 휴식과 활기찬 여가활동이 동시에 가능하다. 2017년 오픈해 2년 만에 작은 어촌 마을을 ‘핫 플레이스’로 바꿨다. 아난티 코브의 특징은 다양한 콘텐츠 공간이다. 특히 대형 서점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이터널 저니’는 심야 책방, 키즈 클래스, 북 토크 등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인근 지역의 명소가 됐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아난티 코드’는 75만평 대자연에서 골프, 테니스, 수영, 트레킹, 별자리여행, 문화프로그램 등 숲에서 누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지난달, 컨트리클럽 ‘아난티 클럽 서울’과 회원제 리조트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을 통합하고 새로운 시설들을 더해 ‘아난티 코드’라는 이름으로 재단장했다. 아름다운 유명산을 사시사철 즐길 수 있도록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경남 남해에 있는 ‘아난티 남해’는 이만규 대표의 첫 프로젝트로 바다와 산을 함께 누릴 수 있다. 2006년 오픈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여행업계의 오스카상으로 알려진 ‘월드 트래블 어워드’를 연속 수상(2007~2018)함으로써 세계적인 리조트로 인정받고 있다.

여성회원 전용 라운지 ‘아난티 청담’은 여성회원들만 출입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예술, 문화, 패션 관련 분야에 대한 클래스나 취미 활동을 즐길 수 있다.

(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난티 코드 전경. 객실 내 풀이 있는 풀하우스. 웨딩, 공연, 컨퍼런스 등 다목적으로 이용 가능한 A 하우스. 실내 수영장과 노천탕으로 이뤄진 워터하우스. 라포레 레스토랑 테라스.
(맨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아난티 코드 전경. 객실 내 풀이 있는 풀하우스. 웨딩, 공연, 컨퍼런스 등 다목적으로 이용 가능한 A 하우스. 실내 수영장과 노천탕으로 이뤄진 워터하우스. 라포레 레스토랑 테라스.


첫 시도는 당연히 두렵지만, 기존에 없던 새로움 찾는 데서 동력 얻어

2004년 이 대표가 경영을 맡으면서부터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는 어느 하나 똑같은 게 없다. 이 대표는 “어느 한 곳의 아난티가 성공했다고 해서 다른 곳에 그대로 복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첫 시도는 당연히 두렵지만, 그럼에도 기존에 안 해왔던 것, 새로움을 찾는 것에서 동력을 얻는다”고 말한다.

아난티의 리조트들은 층수가 낮다. 객실 수를 줄이고, 대형서점 같은 문화공간을 배치한다. 리조트 부지도 다른 사업자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곳으로 고른다. 얼핏, 효율성이 떨어지고 수익을 내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예상 밖이다. 호텔의 연간 평균 객실 점유율이 80%를 웃돌 정도다.

프로젝트 때마다 설계 회의를 하면 효율이나 매출 관련 이야기는 거의 없다. 어떤 새로운 경험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할까에 대한 논의를 거듭하다 보면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아난티가 제안하는 콘텐츠에 고객이 만족하면 매출은 자연스레 뒤따른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 아난티의 매출은 2014년 472억 원에서 지난해 1622억 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19억 원에서 375억 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사람마다 여행에서 기대하는 바가 다 달라요.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도 보입니다. 자연을 즐기고 싶지만 불편한 것은 못 견디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싶지만 심심한 것은 싫을 수 있지요.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크지만, 디지털의 편리함도 포기 못하고요.”

이 대표는 “고객이 서로 모순된 것들을 원할지라도 아난티는 그 접점을 찾아 제공하고자 한다”며 “고객의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든다는 브랜드 철학으로 각기 다른 바람을 충족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입견이나 틀에 갇히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리조트나 호텔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리조트는 이래야 한다”는 선입견이 생길까봐서다. 회사 이름을 아무 뜻 없는 ‘아난티’로 정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아난티 코브. 아난티 타운 전경(위)과 대형 서점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이터널 저니’ 내부.
아난티 코브. 아난티 타운 전경(위)과 대형 서점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이터널 저니’ 내부.


새로운 도전, 아난티 뉴 프로젝트

이 대표가 요즘 집중하는 프로젝트는 두 가지다. 내년 3월 오픈 예정으로 한창 공사 중인 ‘아난티 강남(서울 논현동 소재)’과 3년 후 완공을 목표로 막바지 설계가 진행 중인 ‘빌라쥬 드 아난티(부산)’다.

‘아난티 강남’은 그간 ‘대자연이 있는 곳에 마을을 만들어왔던 것’과 달리, ‘논현동을 하나의 마을로 보고 그 안에 필요한 집을 짓는다’는 컨셉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난티 강남을 통해서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쉬다가 주변 마을을 재미있게 즐기고, 다시 호텔로 돌아와 편안히 쉴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할 예정이다. 때문에 이 대표는 “호텔 내부도 중요하지만, 호텔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과의 소통이 고객에게 제공할 이야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빌라쥬 드 아난티’는 여행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시설로 설계하고 있다. 약 16만㎡ 대지에 총 300실 규모의 리조트가 들어선다. 문화 아카데미, 서점, 갤러리, 공연장, 공방 등을 배치한 문화 벨트가 주요 콘텐츠로 그간

부산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공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2023년 오픈 예정이다.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아난티 남해 전경(왼쪽)과 야외 수영장.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아난티 남해 전경(왼쪽)과 야외 수영장.

친환경 자원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 플라스틱 줄이려 고체 어메니티 개발

아난티는 자연을 중시하는 ‘친환경 경영’을 한다. 아난티 코브 객실엔 에어컨이 없다. 천장과 바닥에 여름엔 차가운 물, 겨울엔 따뜻한 물을 순환시키는 냉난방 시스템을 갖췄다. 지열, 태양열, 공기열 같은 친환경 자원을 이용함으로써 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한다.

지난 여름부터 전 객실에 비치한 고체 타입 어메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도 환경 보호 전략의 산물이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어메니티용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겠다는 생각에 대체품 개발에 들어갔다. 기존 고체 제품이 가진 선입견을 깨기 위해 3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출시했다. 고체 타입 어메니티는 기존 호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발상이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방법을 틀에 얽매이지 않는 아난티 식 해법으로 찾아낸 결과이기도 하다.

이만규 대표는…

1970년생.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대우그룹 회장 비서실 경영관리팀과 대명개발 이사 등을 거쳐 2004년 ㈜아난티(구 에머슨 퍼시픽) 대표를 맡았다. 2006년 ‘아난티 남해’를 시작으로 금강산, 가평, 부산 기장 등에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컨셉의 리조트를 개발, 운영하면서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 아난티 플랫폼 안에서 복합문화공간, 리테일, 온천, 식음공간, 메디컬클리닉 등을 통해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2011년부터 에머슨골프클럽(구 중앙관광개발)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글/김경화(커리어 & 라이프 코치· 칼럼니스트)
사진/아난티 제공
동아일보 골든걸 goldengir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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