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비수기, 국내 극장가가 영화 ‘조커’(감독 토드 필립스) 신드롬에 빠졌다. ‘조커’는 지난 2일 개봉 이후 3일만에 100만 명, 5일만에 200만 명 관객 고지를 넘어섰고, 9일만에 300만 명을 돌파, 다음주까지 흥행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 시기 개봉작인 ‘가장 보통의 연애’와도 약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누적관객수 스코어로 영화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조커’는 아서(호아킨 피닉스 분)가 조커가 돼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DC 코믹스에서 묘사된 조커와 달리, 조커라는 캐릭터의 탄생을 그리는 독립적 세계관, 그리고 독창적 서사로 볼 수 있다. 섬세한 연출력과 탄탄한 서사, 복합적이고 다면적으로 완성한 인물을 바탕으로 ‘조커’는 코믹스 영화 사상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조커’가 국내에서 신드롬을 이룰 만큼 화제작이 된 이유를 짚어봤다.
‘조커’의 국내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홍보사 로스크의 김태주 실장은 뉴스1에 이번 흥행과 관련해 “‘조커’는 영화 ‘다크나이트’ 3부작에서 비롯된 캐릭터의 네임밸류가 확실했다. 캐릭터의 명성에 대해 익히 알았지만 이 캐릭터의 몰랐거나, 혹은 보지 못했던 점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명 캐릭터의 새로운 면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볼 수 있다”며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도 관객들에게 놀라운 관람 포인트로 다가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김 실장은 ‘조커’의 특정 관객층에 국한되지 않은 폭넓은 관객층이 영화의 흥행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커’의 관객층은 10대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폭이 넓다. 영화 흥행에 있어 관객층의 폭이 넓다는 것은 중요한 요소”라며 “중장년층은 10대~30대와 달리 관람 포인트가 다르다. 호아킨 피닉스의 열연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조커의 성장 배경과 조커와 어머니, 모자 관계에 포인트를 두고 관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상영 당시와 유사한 관객들의 반응을 불러오기도 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냄새를 통해 인간에 대한 예의에 대해 말하려 했고, ‘조커’는 그저 코미디언으로 웃음을 주고 싶어한 아서를 향한 사람들의 조롱을 통해 “예의도 배려도 없다”는 대사를 들려준다. 연민과 공감이 결여된 사회에서 두 영화의 주인공의 감정이 폭발하면서 불러오는 사건은 비극적이지만, 현실의 관객들까지도 분노에 강하게 이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무엇보다 ‘조커’는 상업성은 물론 작품성을 갖춘 완성도 높은 영화로 관객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켰다는 점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개봉 전 ‘조커’에 대한 흥행 전망은 완전하게 낙관적이진 않았다. ‘조커’가 암울하고 어두운 데다 인간의 내면 깊은 곳까지 다루는 심오한 영화로 오락성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으나, 결국 높은 완성도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는 성과를 남겼다.
이와 관련해 김태주 실장은 “‘조커’는 완성도에 대해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한국 관객들에게 완성도 높은 영화라는 점도 어필됐다”며 “‘조커’가 코믹스 영화 최초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지만 기존 영화제 수상작은 어려운 예술영화라고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반면 ‘조커’는 대중적인 할리우드 문법으로 완성한 예술영화라는 점이 흥행에 주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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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16 14:34:20
볼만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