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별난 과학자 이야기를 각각 책으로 엮었다. 연구 과정도, 연구 내용도 기발하고 흥미롭다.
한 사람은 곤충의 교미만 파고들었다. 좀부터 장수하늘소까지 다양한 곤충의 성생활을 추적했다. 최초로 페니스가 달린 암컷 종을 발견해 학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괴짜들을 위한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을 받았다. 곤충에는 학명이 붙은 것만 해도 100만 종이 넘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1000만 종에 이른다고 한다. 종마다 교미 기관의 형태나 교미 방식도 제각각이다. 희한한 교미의 세계를 책장으로 더듬다 보면 생물과 번식, 더 나아가 삶에 관한 더 깊은 의문과 통찰로 젖어들게 된다.
다른 사람은 거미줄에 매혹됐다. 거미줄이 지닌 탄성, 내열성, 강도를 파고들다 문득 거미줄로 바이올린 현을 만들면 어떨까 상상했다. 무모한 도전은 길어졌다. 직접 6년간 바이올린을 배웠다. 결국 거미줄로 바이올린 현을 만들어 연주하며 다른 현보다 풍성하고 독특한 음색을 세상에 알렸다. 거미줄 섬유로 해먹을 만들어 사람이 탈 수 있게 하고, 2t짜리 트럭에 사람을 여섯 명 싣고 거미줄로 끄는 실험도 감행한다.
‘미친 과학자’는 공상과학영화에만 나오는 소재가 아니다. 이들은 고생하는 방식도 유별나다. 벌레의 교미 기관을 직접 입으로 불어 부풀리거나, 거미줄 뽑기를 거부하는 거미의 배를 만지며 어르고 달랜다. 우리 집 책장 뒤나 창틀 구석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을 곤충들의 행동에서 생물 진화의 열쇠를 발견하는 과학자들의 분투기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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