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전직 기자가 알려주는 스리랑카에서 사는 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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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리랑카에서 살아봤는데요/홍호표 지음/324쪽·1만6500원·책과이음

스리랑카에선 배우자가 아닌 이성이 옆에 앉으면 안 된다. 이상한 소문이 금세 나돌기 때문이다. 신분제도인 카스트의 영향으로 아직까지도 서로 다른 계급 간의 결혼은 피한다.

36년 8개월간 기자로 일한 저자가 정년퇴직 뒤 2년간 스리랑카에서 생활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한국국제협력단 일반 봉사단원 자격으로 스리랑카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저자는 스리랑카 사람들의 인사 예절과 언어 습관, 담뱃값과 달걀값, 학생들의 헤어스타일, 교실 풍경, 독특한 회의 문화부터 결혼, 장례, 축제, 종교에 이르기까지 진짜 스리랑카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저자가 완벽하지 않은 상할라어를 구사하며 현지인과 직접 몸으로 부딪쳐 정보를 얻고 확인하는 어설픈 과정도 포함돼 있다.

책에는 문답식 따옴표가 많다. 저자가 스리랑카에서 만난 교사, 학생, 시장 상인, 버스 운전사, 스님 등 다양한 현지인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얻은 정보를 담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야기는 생생하고 다채롭다. 무교인 저자가 불교의 나라 스리랑카에서 느낀 비합리성과 합리성에 대한 관찰이 절묘하게 섞여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한 에피소드가 짧은 호흡으로 담겨 있다는 점이다. 단숨에 읽히는 속도감이 상당하다. 책에 담긴 다양한 스리랑카 사람들의 사진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제가 스리랑카에서 살아봤는데요#홍호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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