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둘 때 상대 의중대로 둬주기 싫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인공지능에게도 그런 것이 있을까. 백 ◎는 참고도 흑 1부터 백 6까지를 노린 것. 잡혔던 백 다섯 점이 흑 석 점을 잡고 멋지게 부활한다. 흑도 참고도를 나쁘다고 판단한 것일까. 흑 13으로 ‘차렷’ 하는 수를 뒀다. 그러자 백은 14로 쑥 빠져 상변 흑 진이 사라지고 말았다. 참고도는 흑에게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프로기사들의 중론. 흑 5로 한 점 때려낸 것이 두텁고 흑 11까지 정리하면 백을 많이 따라잡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어찌 보면 백 다섯 점에 연연하다가 흐름을 놓친 셈이다.
흑 15에 대해 백이 16, 18로 우변에 전개한 것은 상변이 별 볼 일 없어졌기 때문.
흑 23은 실용적인 굳힘. 하변, 우변 백이 모두 강하기 때문에 흑 A로 굳히면 백이 나중에 B 등에 붙여 괴롭히는 수단이 남는다. 백 24는 우세를 확신한 바둑이가 좌하 뒷맛을 없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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