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현 이민호 강하늘 옥택연 지창욱 등 2년 전 국방의 의무를 위해 군부대로 떠났던 대형 스타들이 속속 제대하며 복귀하고 있다. 최근 20, 30대 주연급 남자 배우 기근에 시달렸던 방송·영화가에서는 이들의 귀환을 반기는 분위기다.
가장 먼저 성공적으로 복귀한 이는 KBS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강하늘이다. 강하늘은 ‘사랑이면 다 된다’는 신념으로 저돌적인 로맨스를 만들어가는 ‘촌므파탈’(‘촌스러움’과 치명적인 남자를 뜻하는 ‘옴므파탈’의 합성어) 황용식 역을 맡았다. 소속사 샘컴퍼니 관계자는 “말년 휴가를 나온 강하늘이 여러 대본을 검토하던 중 투박하지만 솔직한 감정이 묻어나는 ‘동백꽃…’의 대사에 끌려 선택했다”고 말했다. 시청률 6%로 출발한 ‘동백꽃…’은 방송 3회 만에 10%대로 진입했고 최근 16%를 넘었다.
내년에 방영될 예정인 드라마 대작에도 제대한 스타들이 주연을 꿰찼다. 이민호는 내년 3월 SBS에서 방영하는 김은숙 작가의 신작 ‘더 킹: 영원한 군주’로 복귀한다. ‘더 킹…’은 평행세계가 있다는 전제하에 두 세계를 잇는 문을 닫으려는 대한민국 황제 이곤(이민호)과 형사(김고은)가 공조하는 판타지 드라마다. 올해 8월 인스타그램 계정의 라이브 방송을 통해 복귀 소식을 알린 이민호는 “로맨스의 끝판왕이니 기대하셔도 좋다. 이 작품을 계기로 부지런히 인사드리겠다”고 전했다. 이민호는 김은숙 작가의 전작 SBS ‘상속자들’을 통해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한류 스타로 성장한 만큼 김 작가와의 재회에 관심이 쏠린다.
‘해를 품은 달’ ‘별에서 온 그대’로 한류 스타가 된 김수현은 내년에 편성할 예정인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출연을 검토 중이다. ‘사이코…’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상처투성이 주인공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치유하고 성장해 가는 이야기다. 김수현은 정신병동 보호사 문강태 역을 제안받았다. 김수현은 지난달 종영한 tvN ‘호텔 델루나’ 마지막회 에필로그에 카메오로 깜짝 출연해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다. tvN 관계자는 “김수현 씨가 새 호텔인 ‘블루문’ 주인으로 출연해 ‘달이 떴군요. 영업 시작합니다’라는 단 한 줄의 대사만 했는데도 김수현판 시즌2에 대한 문의가 엄청 많았다”고 말했다.
옥택연도 내년 1월 방영하는 MBC 드라마 ‘더 게임: 0시를 향하여’의 주인공으로 돌아온다. 옥택연은 강력반 형사 서준영(이연희)과 함께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풀어나가는 예언가 태평 역을 맡았다. 지창욱은 현재 방영 중인 tvN ‘날 녹여주오’에 출연 중이다. 20년간 냉동인간이 되었다 깨어난 방송국 예능 PD 마동찬 역을 맡은 지창욱은 함께 냉동인간이 된 고미란(원진아), 과거 마동찬의 연인 나하영(윤세아)과 삼각관계를 이루며 애틋한 멜로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드라마 ‘미생’의 임시완은 6일 종영한 OCN ‘타인은 지옥이다’로 시청자 앞에 섰다. ‘타인은…’의 시청률은 2%대였으나 임시완의 연기만큼은 인상적이었다는 평을 받았다. 문보현 KBS 드라마센터장은 “드라마 제작 편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출 단가에 영향을 미치는 남자 배우의 캐스팅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한류 스타들이 대거 복귀해 해외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광고계도 이들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한 대형 광고기획사 관계자는 “제대한 배우들이 드라마, 영화로 존재감을 다시 보여줘야 광고주의 러브콜을 받는다. ‘동백꽃…’으로 복귀한 강하늘이 대표적이다. 모델에 대한 선택지가 넓어져 반갑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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