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가 일본에 한국 관광을 홍보하는 영상에서 일제강점기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내용을 담았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관광공사 일본 오사카지사는 최근 복고풍을 소재로 한 홍보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공개했다가 비공개로 전환했다.
해당 영상은 190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한 듯한 영상으로 한 여성이 개화기 신여성과 비슷한 옷차림으로 등장해 ‘서대문 381’이라고 써있는 전차에 타고 내리는 장면이나 서울 용산구 ‘해방촌 108계단’을 배경으로 서있는 장면 등을 담고 있다.
해방촌 108계단은 일제강점기 당시 경성호국신사를 지으며 조성한 참배길 중 일부다. 또 381열차는 일본차량제조주식회사에서 1930년대에 제작한 전차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영상에서는 이 같은 역사에 대한 설명은 없이 배경과 인물만 등장한다.
이에 관광공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영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영상 전반의 분위기나 소품, 촬영지에서 개화기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특히 영상에 등장하는 ‘경성’ 간판, 381열차, 해방촌 계단 등은 의미를 알고 선정하신 것인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떤 시국에라도 선정해서는 안 되는 촬영지이며 콘셉트”라며 “가해자인 일본인에게 찬란했던 식민지시절을 구경하러 오라는 영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되자 관광공사는 현재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그러면서 영상에 대해서는 ‘레트로(복고)’를 소재로 한 홍보영상이었을 뿐이지 일제강점기를 미화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관광공사는 지난 27일 해명자료를 통해 “영상의 테마는 현재 일본에서 불고 있는 ‘복고’라는 트렌드로 한국관광과 관련한 일본인들의 관심사에 관한 시장 분석을 거쳐 도출된 5가지 테마 중 하나”라면서 “근대역사의 자취를 지닌 채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는 해방촌과 개항장 등을 홍보의 한 소재로 활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90초라는 짧은 영상이지만 송도센트럴파크, 고궁, 남한산성, 청계천 수표교 등의 명소들도 레트로적인 인스타 명소로 소개해 방한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며 “일본사회에서 일고 있는 트렌드에 맞췄다 해서 일제강점기의 향수를 자극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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