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한 해에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다섯 편이나 쏟아졌다. △극한직업(1626만 명)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명) △알라딘(1255만 명) △기생충(1008만 명)에 지난달 개봉한 ‘겨울왕국2’(1069만 명)까지 가세했다. 2014년 1000만 영화 4편이 나온 기록을 깬 것이다. 당시 △명량(1761만 명) △국제시장(1426만 명) △겨울왕국(1029만 명) △인터스텔라(1030만 명)가 1000만 명을 넘었다.
덕분에 올해 극장 관객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총 관객은 2억421만3297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5% 늘었다. 올해 관객은 11월 25일 이미 2억 명을 돌파했으며 총 관객은 2억2000만 명을 넘어서 역대 최고기록(2017년 2억1987만 명)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관객의 선택을 받은 ‘1000만 영화’ 중 ‘극한직업’만 유일하게 전통적인 극장가 성수기인 설 연휴를 겨냥해 개봉했고 나머지 4편은 각각 4월(어벤져스: 엔드게임), 5월(기생충, 알라딘), 11월(겨울왕국2) 등 비수기에 개봉해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이 같은 ‘1000만 관객의 역설’은 성수기를 겨냥한 대작 영화들 틈에서 작품이 지닌 콘텐츠의 힘과 입소문이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충성도 높은 팬들을 거느려 흥행이 예정돼 있던 ‘어벤져스: 엔드게임’이나 ‘겨울왕국2’,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이라는 호재가 있었던 ‘기생충’과 비교해 ‘극한직업’과 ‘알라딘’은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에 관객의 입소문이 만들어 낸 성적이라는 평이 우세하다.
한 극장 관계자는 “올해 1000만 영화들은 좋은 콘텐츠와 배급 전략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지난해 비수기에 개봉해 장기 흥행에 성공한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앞으로도 입소문의 힘이 비수기 흥행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비수기 디즈니(마블) 영화가 크게 흥행한 반면 성수기인 여름방학과 추석을 겨냥한 한국 영화들은 오히려 성적이 저조했다. 7월 개봉한 ‘엑시트’가 신선한 소재로 호평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1000만 영화 클럽’에 들지는 못했다. 특히 추석 연휴 한국 영화들은 같은 날 동시 개봉해 ‘타짜: 원 아이드 잭’(222만 명) ‘힘을 내요, 미스터 리’(118만 명) ‘나쁜 녀석들: 더 무비’(457만 명) 등이 기대만큼 흥행하지는 못했다. 상반기 이미 1000만 영화가 네 편이 나온 데다 성수기마다 반복되는 비슷한 장르 영화들로 관객의 피로감이 커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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