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요 ‘사발가’가 디스코 리듬과 뒤섞인다. 중반에 색소폰 솔로까지 등장하니 윤기마저 흐른다. 간드러지게 장단을 타고 넘는 목소리, 이희문(43)의 것임이 자명하다. 노래 제목은 ‘허송세월 말어라’.
밴드 ‘씽씽’의 보컬이었던 이희문이 27일 새 음반 ‘오방신과’로 돌아온다. 새 밴드 ‘허송세월’과 함께. 타이틀곡이 바로 ‘허송세월 말어라’다. 10일 만난 이희문은 “지난해 ‘씽씽’ 해체 뒤 나의 존재감을 오롯이 소리로 입증해야겠다는 갈증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씽씽은 2017년 미국 공영방송 NPR의 음악 프로그램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에 출연해 세계 음악애호가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한국 민요와 서구식 밴드 사운드가 만드는 오묘한 조화, 뮤지컬 ‘헤드윅’을 연상시키는 파격적 분장과 의상…. 유튜브 조회수 400만 건을 넘겼고, 워싱턴 케네디센터 공연까지 했다. 그러나 씽씽의 열기는 끓는점에서 꺼지고 말았다.
“멤버 여섯 명의 개성이 너무 뚜렷했어요. 서로 터치하지 않고 각자 맘대로 했죠. 그게 장점이기도 했죠. 언젠가는 헤어져야 할 운명의 씨앗도 됐고요. 연인이 이별하듯 자연스레 각자의 길로 갔죠.”
소리꾼의 이야기를 다룬 ‘깊은사랑(舍廊)’(왼쪽 사진), 재즈와 민요를 결합한 ‘한국남자’의 공연 모습. ‘씽씽’의 전 보컬이자 이색 소리꾼 이희문은 다양한 공연으로 눈코 뜰 새 없다. 8월에는 잡가를 재해석한 ‘이희문 오더메이드레퍼토리 잡(雜)’ 음반도 냈다. 이희문컴퍼니 제공지난해 씽씽 해체 뒤 이희문은 무대에 더 투신했다. 씽씽 활동 때 알게 된 홍대 앞 라이브클럽들에 “저 공연 좀 잡아주세요” 하고 매달렸다. 첫 단추는 ‘프로젝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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