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금희(40)와 최은영(35)이 이상문학상 우수상 수상을 거부했다. 이들은 2020년 ‘제44회 이상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 작가는 지난 4일 자신의 SNS에 “수상집에 작품을 수록하는 것과 관련해 계약서를 받아 확인하고는 게재를 못 하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며 “거기에는 내 단편의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한다는 내용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계약서를 전달받고 참담해졌고 수정요구를 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내 작품의 표제작으로도 쓸 수 없고 다른 단행본에 수록될 수 없다. 문제를 제기하자 표제작으로는 쓰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글쎄, 내가 왜 그런 양해를 구하고 받아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런 말을 여기서 하는 것이 내게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 잘 안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다면 계속 ‘양도’라는 단어 속에 작가들의 작품들이 연속해서 갇히게 되겠지”라고 비판했다.
이어 “계약서 조정이 그리 어려운가? 작가를 격려한다면서 그런 문구 하나 고치기가 어려운가? 작가의 노고와 권리를 존중해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최 작가도 “황순원문학상·현대문학상·젊은작가상 우수작에 오르면서 이런 조건을 겪어본 적이 없다. 저를 포함한 작가들이 보다 나은 조건에서 출판사와 관계 맺기를 희망하는 마음으로 우수상을 받지 않겠다”며 문학사상사 측에 수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문학사상사 측은 “여러 출판사에서 수상작이라고 홍보하며 동시에 책이 출간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랜 관행대로 진행하다 보니 계약서상의 표현이 오해를 일으켰던 것 같다”면서 “젊은 작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계약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문학사상사 측 해명에 대해 “문제 제기한 보람이 있다”면서도 “통상적인 룰이었다고 하는데 이미 그 수상집에 수록하신 작가분이 그때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혹시 최근 신설했다면 고수할 이유도 없는 것 아닌가. 상의 오랜 역사를 생각해서라도 제발 작가들에게 그런 요구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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