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글 생존기를 다룬 방송 프로그램에서 박쥐 고기를 먹은 배우 설현(25)이 갑자기 온라인에서 관심을 받았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58)가 설현의 박쥐 먹방(먹는 방송) 사진을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리면서다.
이날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박쥐 고기를 먹는 설현의 사진이 확산했다. 황 씨가 29일 페이스북에 관련 사진을 올려 설현의 과거 예능 프로그램 출연 장면이 강제 소환된 것이다. 설현은 2016년 SBS 예능 ‘정글의 법칙’에서 박쥐 고기를 먹었다.
황 씨는 29일 페이스북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크게 번지자 박쥐 식용은 중국인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도구로 이용되었다”며 설현의 박쥐 먹방 사진을 사용했다.
박쥐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중요한 숙주로 지목된 동물이다. 박쥐를 먹는 중국인의 독특한 식습관이 신종 전염병을 유발했다는 비난 여론이 국내외에서 일었다.
황 씨는 “(한국인도) 박쥐를 먹었다는 사실은 같고 그 사실에 대한 반응은 달랐다”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자신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했다.
다만 논란을 의식한 듯 “이 글이 특정인을 비난하는 용도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단지 두 현상의 차이와 그 이유에만 집중하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흐름은 황 씨의 의도대로 흐르지 않았다.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설현 박쥐’라는 키워드까지 등장했다.
여론은 황 씨가 꼭 설현의 사진을 사용하면서까지 주장을 펼쳤어야 했느냐는 비판이다. 방송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박쥐 고기를 먹었을 설현은 무슨 잘못이냐는 것. 설현의 사진이 화제가 될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네이버 아이디 cjjz****는 기사 댓글을 통해 “설현이 (박쥐 고기를) 먹고 싶어서 먹었겠냐”며 “카메라 켜져 있으니 먹은 거 가지고 기사 첨부를 왜 하는 거야? 설현이 속상하겠다. 그냥 글만 쓰지”라고 했다. 이 글은 이날 오후 1시 55분 기준, 누리꾼 9900명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비공감은 181명에 그쳤다.
네이버 아이디 fosx****도 “어린 나이에 열심히 해보겠다고 방송에서 시켜서 먹은 거 가지고 기사까지 가져와서 이러는 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댓글도 7300명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비공감은 108명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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