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조현민, ‘조원태 체제’ 지지 선언…“사모펀드 손잡은 조현아 안타깝다”

  • 동아경제
  • 입력 2020년 2월 4일 15시 31분


조원태 중심 현 전문경영인 체제 지지
이명희·조현민 “외부세력 손잡은 조현아 안타까워”
조원태 회장 우호지분 ‘33.45%’…조현아 측 ‘32.06%’
조 회장 연임 관련 치열한 표 대결 전망
‘소액주주·국민연금’ 캐스팅보트 역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고 ‘反 조원태’ 연대를 구축한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현행 조원태 체제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다음 달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안건으로 상정될 한진칼 주주총회를 한 달여 앞두고 조 회장 체제를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 세력이 격돌하는 양상이다. 주총에서 치열한 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액주주와 국민연금 지분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4일 공동 입장 발표를 통해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행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 유훈을 받들어 그룹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는 취지라는 설명이다.

이 고문과 조 전무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어렵지만 현 경영진이 최선을 다해 경영성과를 개선하고 전문경영 체제 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여건 개선 노력을 기울여 국민과 주주, 고객과 임직원들의 지지와 사랑을 받는 한진그룹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외부세력과 손잡은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연대했다는 발표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누나인 조 전 부사장과의 경쟁에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이번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조 회장 우호지분은 본인 지분 6.52%와 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 4.15%, 델타항공 10.0%, 카카오 1.0% 등 총 21.67%에 불과했다.

그동안 조 전 부사장(6.49%)과 KCGI(17.29%), 대호개발(반도건설 계열, 8.20%) 등 3자 연대 지분은 32.06%로 조 회장 우호지분을 압도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 고문(5.31%)과 조 전무(6.47%)가 지지를 선언하면서 조 회장 체제 우호지분은 33.45%로 분류됐다. 조 전 부사장 측 지분을 넘어선 것이다. 다만 지분 차이가 1.39%에 불과해 어느 한쪽도 방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주총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소액주주들과 국민연금(4.11%)의 입장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진그룹은 현 체제 우호지분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소액주주를 직접 찾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진그룹 관계자는 올해 주주총회 개최 시기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음 달 마지막 주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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