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어른도 종종 남과 비교하고 기가 죽는다. 저자는 그럴 필요 없다고, 아니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가만가만 이야기를 들려준다.
초승달은 보름달이 되기 위해 있는 게 아니고, 작은 그릇은 큰 그릇이 되려 하지 않는다. 조약돌도 마찬가지다. 바위가 되려 하지 않는다. 멸치도, 작은 꽃도 그렇다. 고래나 큰 나무가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나도 그렇다. 학교에 가기 위해, 어른이 되기 위해 태어난 게 아니다. 난 그냥 나다. 왼쪽 페이지에 초승달 조약돌 멸치를, 오른쪽 페이지에 보름달 바위 고래를 각각 그려 넣었다. 한 손엔 멸치가 든 작은 그릇을, 다른 손엔 작은 꽃을 들고 머리에 조약돌을 얹은 채 자유롭게 노니는 아이의 모습이 편안하고 당당하다. 있는 모습 그대로 스스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자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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