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늙고 병든 몸도 존중받는 사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29일 03시 00분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김영옥, 메이, 이지은, 전희경 지음·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기획/303쪽·1만5000원·봄날의 책

건강한 이에게 새벽 세 시는 좋아하는 음악에 심취하며 ‘자기만의 우주를 누리는’ 시간이다. 하지만 아픈 이에게 새벽 세 시는 통증의 들쑤심에 잠들지 못하는 밤이고, 또 이들을 돌보는 이에겐 지친 몸으로 아픈 이의 머리맡을 지키는 시간이다.

‘몸을 잊고 살아도 되는 사람들’, 즉 건강하고 젊으며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늙고 병들거나, 다쳐서 불구가 된 삶은 살 가치가 없는 것인가?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모든 인간은 건강함과 독립성이 아닌, 취약함과 의존성을 기본값으로 가진다고 답한다.

건강한 신체가 ‘효율성 높은 몸’이고, 약함이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회의 고정관념을 바꿔 나가는 방법을 제시한다. 의존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질 필요가 없는, 돌봄 받는 것이 당연한 사회를 그린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