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개신교회가 방역당국의 ‘종교집회 자제’ 요청에도 불구, 현장예배 등을 진행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했다. 종교집회를 강행할 경우 코로나19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이 된 상황이다.
1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수정구 양지동 소재 은혜의 강 교회 신도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이날 하루에만 40명이 추가됐다.
지난 15일 성남시는 이달 1일과 8일 교회에서 예배를 본 은혜의 강 교회 신도 135명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해 검체를 채취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은혜의 강 교회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9일 처음 나온 이후 현재까지 총 46명에 달한다.
종교행사 관련 집단감염은 이전에도 발생했다. 부산 온천교회 관련 확진자는 34명, 경기 부천 생명수교회 관련 확진자는 14명이었고, 서울 동대문구 동안교회에서도 관련 확진자가 9명이 나왔다.
이들의 정확한 감염경로는 조사 중이지만 예배와 교회 수련회 등이 공통됐다는 점에서 종교활동이 코로나19 확산의 주요원인이라는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구로구 보험회사 콜센터 직원이 다녀간 생명수교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동안교회 확진자가 인근 PC방을 방문해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2, 3차 감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종교집회를 강행한 개신교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천주교와 불교 등 다른 종교에서는 미사와 법회 등 공식행사와 모임을 일괄적으로 중단한 것과도 비교되면서 종교집회를 강제적으로 중단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교회 예배는 폐쇄된 공간에 최소 수십 명, 최대 수만 명이 앉아서 진행된다. 신자들은 예배 도중에 찬송가를 부르고, 목사 등 설교자들은 말을 하기 때문에 침 등이 튈 수 있다. 학계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침방울(비말) 감염으로 주로 전파되는데, 이런 종교집회에 참여할 경우 감염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종교 행사가 열리는 교회, 집회 지역 등은 사람 간의 밀접접촉이 일어나기 쉬운 환경”이라며 “그 공간에 감염자가 있다면 빠른 속도로 전파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물론 현장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 등으로 대체한 많은 개신교회도 있다며 일방적인 비판에 대한 염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은 지난 13일 목회서신을 통해 “이번 사태를 맞아 거룩한 교회의 전통과 예배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이들은 악의적으로 교회를 공격하고 있다. 이들은 그럴싸한 이유를 들어 교회의 협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며 “모든 교회가 누군가의 명령에 따라 예배도 멈추고, 활동도 멈출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이어져 온 예배는 그 방법을 달리할 수는 있어도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종교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지자체장들은 우선 각 지역의 종교기관에 집회 중단 요청을 한 상황이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16일 브리핑에서 “종교시설에서의 예배 등 집단 집회를 금지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같은 날 “여전히 33%의 교회가 오프라인으로 예배하고 있다”며 “직장에서 확진자가 교회 예배를 갔다가 감염시키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당분간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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